이달 회사채 발행 13兆 육박…수급 부담 우려
한국금융지주 1300억 조달…전체 발행액, 작년 1월 대비 50% 이상 증가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9일 07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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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회사채 시장이 강세를 나타내면서 새해 벽두부터 발행시장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이달 수요예측을 진행하려는 기업만 40여 곳에 육박한다. 이들의 모집금액은 7조원을 웃돌아, 증액 발행 규모를 고려하면 13조원 안팎의 발행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초 발행규모보다 1.5배가량 커진 규모다. 연초 발행물량이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회사채 시장이 공급 과잉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 '문전성시' 자금조달 분주한 기업…이달 수요예측 규모 7조 웃돌아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이달 17일 수요예측을 거쳐 24일 13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회사채 시장을 찾은 것은 지난해 9월 발행 이후 4개월 만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까지 발행시장에 합류하면서 이달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서는 기업들은 총 40여 곳으로 집계된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회사채 발행 일정이 확정된 곳은 20곳 안팎이었지만, 일주일여 사이에 두 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모집액 기준으로는 총 7조원을 웃돈다. 이는 지난해 1월 모집액(4조6550억원) 대비 1.5배에 달하는 수준이고, 지난 2022년 1월(5조3650억원)과 비교해도 30% 이상 증가했다.


올해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기관투자가들의 채권 매수세가 뒷받침되자, 기업들이 앞다퉈 연초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새해 첫 주 수요예측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외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LG유플러스 등의 수요예측에서 모두 조 단위 매수주문이 몰렸다"며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에 대한 경계감에도 기관의 자금이 몰리는 '연초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 쏟아지는 발행물량, 수급 부담 우려도…"업종별 희비 갈릴 것"


기관투자가들의 매수세가 지난해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약해졌지만, 발행액은 크게 늘어나면서 수급 불균형에 대한 우려도 조금씩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새해 첫 주 수요예측에 나선 LG유플러스의 경우 수요예측 참여금액이 1년 사이 3조2600억원에서 1조7100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5일 수요예측에서 받은 매수주문이 총 1조3350억원에 달했지만, 400억원을 모집한 5년물에서는 100억원이 미달되는 투자수요 미스매치가 발생하기도 했다. 기관투자가들이 지난해 초에 비해서 신중한 매수세를 나타내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발행물량은 많이 늘고 있다. 이달 첫 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시작으로 7500억원 규모 수요예측이 이뤄진 데 이어 이번주 미래에셋증권·신세계·롯데쇼핑 등 1조4300억원 규모, 이달 셋째 주 현대제철·한국투자금융지주·롯데지주 등 3조3000억원 안팎의 모집이 예정됐다. 한 주 단위로 발행물량이 두 배씩 증가하는 추세다. 이후 이달 말까지 현대건설·롯데케미칼·CJ ENM 등 2조원 수준의 수요예측이 돌아온다. 신고금액만 7조원을 웃돌고, 증액 기준으로 보면 13조원 수준이다.


한 대형 증권사 본부장은 "지난해와 올해가 다른 점은 연초 절대금리 수준"이라며 "지난해 초 높은 수준의 금리가 형성돼 기관투자가들의 대규모 매수주문이 쏟아졌지만, 올해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금리 인하 전망이 반영된 탓에 회사채의 금리 메리트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초와 달리, 업종에 따라 기관들의 투심도 많이 갈려 양극화가 두드러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에는 기관의 자금 집행이 몰리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면서도 "1월 말에서 2월 초로 넘어가면서 기관의 매수세가 한풀 꺾이면 수급적인 부담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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