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여가는 보험사 매물, 올해 새 주인 찾을까
MG손보·롯데손보 매각 추진, 동양생명·ABL생명 잠재 M&A…관건은 '가격'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9일 16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G손해보험 사옥(왼쪽)과 롯데손해보험 사옥. (제공=M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KDB생명보험 등 다수의 보험사 매물이 올해도 인수합병(M&A) 시장에 다수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주요 금융지주와 교보생명 등이 보험사 매물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는 점에서 보험사들의 새 주인 찾이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기대하는 만큼 실제 매각 성사로 이어질지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의 영향으로 매물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있다는 평가가 많아서다. 이 때문에 인수 후보자들이 당분간 보험사 M&A에 소극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거나 곧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MG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 KDB생명보험 등 3곳이다. 여기에 동양생명보험, ABL생명보험 등은 잠재적 매물로 분류된다.


우선 예금보험공사는 MG손해보험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금보험공사가 최근 공개 매각을 위한 물밑 접촉을 진행하는 점 등에 비추어 업계는 이르면 2월 중순쯤 매각 공고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MG손해보험의 대주주는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이지만 2022년 부실금융기관에 지정돼 예금보험공사가 경영을 관리하고 있다.


KDB생명은 KDB산업은행이 KDB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만들었던 펀드의 만기가 여러 번 연장된 만큼 올해 매각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산업은행은 KDB칸서스밸류유한회사와 KDB칸서스밸류사모펀드 등 펀드를 통해 KDB생명 지분 92.73%를 보유하고 있는데 여러 차례 시도에도 매각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펀드 만기를 계속 연장해 왔다. 펀드를 연장할 때 투자자(LP)들의 동의가 필요한데 수년 전부터 투자자들은 펀드 재연장에 회의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롯데손해보험은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황이다. 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지난해 10월 JP모건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지난해 매각이 추진됐던 ABL생명보험도 올해 또다시 매물로 나올 수 있는데다 공식적으로 매각이 추진되지는 않았지만 동양생명보험 역시 언제든 M&A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잠재 매물로 분류된다.


이처럼 올해도 보험사 매물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작년과 다르게 시장 분위기가 반전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금융권에 많다. 보험사 매물 가격을 두고 매각자와 인수 후보 간 의견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보험사 매물 가격은 지난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수익 인식 기준이 크게 달라지고 대부분 보험사의 실적이 대폭 늘면서 덩달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인수 후보 입장에서는 아직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높아진 매물 가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 석연치 않은 지점이 여전히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해 IFRS17이 도입된 뒤 '실적 부풀리기', '예실차 효과' 등 보험사 실적을 놓고 여러 논란이 있었다는 점은 이런 우려가 전혀 근거가 없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올해 들어서도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도 보험사 인수합병 시장의 얼어붙은 분위기가 깨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꼽힌다. 


일부 보험사는 매물로서 매력도가 낮은 탓에 인수 후보들의 관심을 받는 것 자체가 힘들 수 있다는 말도 금융권에서 나온다. KDB생명은 지난해 하나금융지주가 막판까지 인수 여부를 두고 고심하다가 재무구조 개선에만 최소 수천억 원이 자금이 투입돼야 한다는 데 부담을 느껴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KDB생명, ABL생명, MG손해보험 등 보험사의 매각이 추진됐는데 인수합병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보험사 매물 수요는 높다. 주요 금융지주는 비은행 경쟁력 강화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데다 자본력도 갖추고 있어 유력한 인수 후보로 여겨진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손해보험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지만 규모가 작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지주는 보험 계열사를 아예 두지 않고 있다.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교보생명도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보험사 인수합병 시장에서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카카오페이손해보험과 악사손해보험 인수를 추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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