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배터리]
2024
구름떼 인파 몰린 개막식…전고체·LFP 최대 화두
외국인 관람객 급증…美 미시간 주정부 단체 참관 이끈 'K-배터리' 역량 뭐길래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7일 15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6일 '인터배터리 2024' 현장 (제공=딜사이트)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4'가 개막한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는 이른 시간부터 구름처럼 몰린 인파로 활기를 띄었다. 입장 시간 30분 전인데도 코너를 두 번 돌 때까지 줄이 이어지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그도 그럴 것이 사전 등록 인원만 약 4만3000명으로, 지난해 2만4000명 대비 무려 77% 늘었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건 외국인 관람객이 부쩍 증가했다는 점이다. 그레첸 휘트머 미국 미시간 주지사를 필두로 주정부 관계자들이 단체 관람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독일·일본·중국·캐나다 등 18개국의 정부와 기업들이 참여하기로 하면서 코엑스 전관이 대동됐다. 참가사만 579곳이고 전시 부스는 1900개에 육박하는 등 또 한 번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인터배터리의 화두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전지 그리고 시장의 패러다임이 된 리튬 인산철(LFP) 배터리였다. 국내 업계는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고체 전지 양산화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중국이 주도 중인 LFP 배터리를 따라잡는 데에도 바빠진 상황이다.


'인터배터리 2024' LG에너지솔루션 부스 (제공=딜사이트)
'인터배터리 2024'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전시한 에너지 저장 장치용 리튬 인산철 배터리 (제공=딜사이트)

최대 규모 부스를 꾸린 LG에너지솔루션은 중앙에 에너지 저장 장치(ESS)용 LFP 배터리를 배치했다. 지난해 행사 때만 해도 상용화 전이었는데, 이제는 2세대 제품(JF2 팩) 출시도 계획 중이다. 회사 측은 실물로 전시된 첫 ESS LFP 배터리 팩에 대해 "북미 지역 위주로 공급 중이며, (ESS) 충전 잔량 추정의 정확도가 높은 게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JF2 팩 출시는 내년 2분기나 3분기 중일 것이라는 전언이다.


김동명 LG엔솔 대표이사 사장 겸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은 이번 전시에서 가장 인상 깊은 아이템으로 파우치형 배터리의 '셀투팩(Cell to Pack)'을 꼽았다. 셀투팩은 셀→모듈→팩 순서인 배터리 조립 과정에서 중간 단계인 모듈을 생략하고 팩에 셀을 바로 끼워 넣는 방식이다. 더 많은 셀을 탑재함으로써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부품 수가 줄어드는 만큼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LG엔솔 관계자는 "셀투팩은 아주 고도화된 기술"이라며 "열 전이 현상을 지연시킬 수 있는 소재 및 구조 적용으로 안전성도 확보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에 더해 김동명 사장은 "경쟁사 수준의 원가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LG엔솔은 새로운 방식의 시각 자료로 호응을 얻기도 했다. 참관객이 옹기종기 모인 곳을 들여다보니 오락실 자석 탁구판처럼 생긴 기계가 눈에 들어왔다. 배터리 모형을 스크린에 올리면 에너지 용량 같은 스펙부터 적용 차량 모델과 주행 거리도 확인 가능한 서비스다.


이밖에 LG엔솔의 새로운 주력인 미드니켈(Mid-nickel)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이 회사의 배터리를 장착하는 일본 이스즈사의 트럭 모델 등이 관심을 받았다.


'인터배터리 2024' 삼성SDI 부스 (제공=딜사이트)
'인터배터리 2024'에서 삼성SDI가 소개한 전고체 전지 양산 세부 계획 (제공=딜사이트) 2

삼성SDI 부스의 백미는 올해도 전고체 전지다. 회사는 'K-배터리' 3사 중 전고체 전지에 가장 앞선 곳으로 평가 받는다.


이날 삼성SDI는 업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900Wh/L)를 갖춘 'ASB(All Solid Battery)'의 양산 준비 로드맵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실물 전시 없이 스크린만 크게 자리 잡고 있음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 이유다.


900Wh/L는 삼성SDI의 현 주력인 'P5' 각형 배터리 대비 40% 가량 향상된 에너지 밀도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회사는 독자적인 고체 전해질 소재 개선을 이루는 한편, '무음극' 기술을 적용할 방침이다. 무음극 기술은 음극(리튬)을 없앤 자리에 양극재를 더 채워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하는 개념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 ASB 사업화 추진을 위한 팀을 신설, 파일럿 라인을 구축해 ASB 시제품을 생산하는 등 전고체 전지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회사 측은 "2027년 전고체 전지 양산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세부적인 로드맵을 통해 보여 주고 싶었다"며 강력한 실천 의지를 강조했다.


ESS 경쟁력도 내세웠다. 주력 제품인 'SBB(Samsung Battery Box)'는 인터배터리 2024 어워즈에서 ESS 최고 혁신상을 수상했다. 완전 조립 후 운송하는 시스템으로 설치가 용이한 데다, 직분사 소화제 시스템 등으로 안전성을 높인 것도 장점이다.


'인터배터리 2024'에서 삼성SDI가 전시한 에너지 저장 장치용 배터리 (제공=딜사이트)
'인터배터리 2024' SK온 부스 (제공=딜사이트)

급속 충전 배터리를 차세대 주력으로 밀고 있는 SK온은 진화한 SF(Super Fast) 배터리를 선보였다. 니켈 함량이 83%인 하이니켈(High-nickel) 배터리로, 최대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시간이 18분에서 15분으로 단축됐다. 해당 배터리 경우 1회 충전시 400km 이상 주행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듀얼 레이어(Dual Layer) 위에 고용량 실리콘계 음극재를 배치해 리튬 이온의 이동 거리를 줄인 덕분"이라며 "이 같은 음극 듀얼 구조 적용으로 충전 시간을 3분 더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고체 전지 로드맵도 제시했다. SK온은 황화물계 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을 내년까지 구축해 전기차에 탑재 가능한 배터리 셀을 연간 최대 3만개 생산한다는 목표다. 상용화 목표 시점은 2029년이다.

'인터배터리 2024' SK온 부스 (제공=딜사이트)

SK온은 올해도 공정과 공법 소개에 힘을 실었다. 특히 하이니켈 양극 활물질 생산 노하우인 '비수세 공정'과 '복합 도핑' 기법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비수세 공정은 물을 사용하지 않아 기존의 수세 공정 대비 높은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 독자 개발한 코팅 물질을 적용해 양극 활물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잔류 리튬을 양극 활물질 보호층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복합 도핑 공정을 통해서는 니켈 이온의 이동으로 배터리 구조 안정성이 낮아지는 문제를 극복 가능하다. 도핑 원소가 니켈 이온 이동을 억제하는 원리다.


한편 개막식에 참가한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정부는 ▲전고체 전지를 비롯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의 본격화 ▲LFP·나트륨 배터리 등 보급형 기술 확대 ▲원통형 배터리 등 표준 및 자동화 기술 확산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등 친환경 기술 강화  등 글로벌 흐름에 발 맞춰 기업 수요를 적극 반영한 연구 개발(R&D) 과제를 추진할 것"이라며 "관계 부처와 협의해 전고체 전지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LFP·나트륨 등 보급형 배터리 개발, 배터리 재사용·재활용 등 친환경 기술 개발을 위해 향후 5년 동안 총 5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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