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채 복귀' SK하이닉스, 최대 7500억 발행
실적 턴어라운드 영향, 지난해 2월 발행 이후 13개월만…신한·KB·SK證 주관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8일 08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 HBM3E (제공=SK하이닉스)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SK하이닉스가 1년여 만에 회사채 시장에 복귀해 최대 7500억원을 조달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 반등이 가시화된 데다가 HBM3·DDR5 등 고부가 디램(DRAM) 제품을 앞세워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 대형 이슈어(issuer)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내달 1일 수요예측을 거쳐 총 38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7500억원까지 증액 발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만기는 3년, 5년, 7년으로 나누는 방안이 유력하다. 주관업무는 KB증권, 신한투자증권, SK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SK하이닉스의 현재 회사채 신용등급은 AA0(안정적)이다.


SK하이닉스가 회사채 시장에 나서는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3개월 만이다. 당시 7000억원 모집에 나서 2조5850억원에 달하는 투자수요를 확보, 발행액을 총 1조3900억원으로 늘렸다.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이 1조6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역대 최대 발행액 기록을 새롭게 썼지만, 직전까지 SK하이닉스의 1조3900억원이 국내 회사채 시장의 최대 규모 발행이었다.


올해 회사채 발행액을 지난해 대비 절반 가까이 줄인 것은 연내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만큼만 발행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오는 4월 5500억원, 5월 2000억원 등 올해 상반기에만 75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온다. 하반기 만기도래 물량은 없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발행액은 전액 차환 목적"이라며 "업황이 개선되면서 차환 외 자금은 내부 현금흐름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3460억원을 거두면서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메모리칩 가격이 정상화되고 있는 데다가, 인공지능(AI) 산업의 발전으로 고부가가치 상품인 고대역메모리(HBM)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완연한 '턴어라운드'가 시작됐다는 평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디램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적 공급 축소 속에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고, 낸드는 저가 제품 비중 축소 등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1조1000억원, 연간 영업이익은 12조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중 HBM3E 경쟁사 신규 진입에도 엔비디아향 HBM 시장 지배력은 당분간 80% 이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가 실적 개선과 함께 회사채 시장에 복귀하자 기관들의 관심도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 증권사 본부장은 "지난해 적자 속에서도 신용등급을 방어하는 데 성공한 데다가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 시장의 분위기가 좋다"며 "올해 들어 수천억원 규모 조달에 나섰던 여타 발행사들이 5~6곳 이상의 주관사단을 꾸린 것과 달리, SK하이닉스가 주관사를 3곳만 선정한 것도 캡티브 수요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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