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다 나왔다...유료방송 빅3 재편 '초읽기’
KT·딜라이브 협상 우위...SK텔레콤, 케이블TV 두 곳 인수 가능성도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1일 08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조아라 기자] 유료방송시장이 이동통신 3사(통신 3사)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조짐이다. 통신 3사와 케이블TV 세 곳이 일제히 인수합병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번 인수전의 승기를 누가 잡느냐에 따라 통신사 순위가 요동칠 전망이다.


현대HCN 예비 입찰로 촉발된 케이블TV 매각에 딜라이브와 CMB가 가세하면서 통신 3사의 선택지가 넓어졌다. 한 끗 차이로 성패가 갈릴 수 있기 때문에 ▲통신 3사와 케이블TV 간 ▲통신 3사 간 ▲케이블TV 사업자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케이블TV 인수전의 주요 관전포인트는 '점유율 확대'다. 통신 3사는 케이블TV 인수로 가입자 확대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경쟁이 가열되면 케이블TV의 몸값이 치솟을 수 있기 때문에 협상력을 키워 인수가를 낮추는 한편, 경쟁사의 인수가를 높이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다.


통신사 중에서는 SK텔레콤이 케이블TV 인수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에서 밀리면 만년 3위로 내려앉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31.31%, LG유플러스와 LG헬로비전은 24.72%,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는 24.17%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딜라이브는 6.09%, CMB는 4.73%, 현대HCN은 4.07%다. 


▲2019년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19년도 상반기 유료방송가입자 수 및 시장점유율' 자료 참고

점유율만 보면 SK텔레콤에게 딜라이브 이외 선택지는 없어 보인다. 그래야 점유율 2위에 오를 수 있다. 이 때 KT가 CMB를 인수하면 점유율 36.04%, 현대HCN을 인수하면 35.38%로 1위를 유지한다. LG유플러스는 어떤 경우든 3위로 내려앉는다.


반면 LG유플러스가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점유율 30.81%로 2위를 굳힌다. 이 경우 SK텔레콤은 어디를 인수하든 3위다.


결과적으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딜라이브를 둘러싸고 인수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상대적으로 KT는 케이블TV 인수전에서 비교적 여유로운 위치에 있다. 한 곳만 인수하면 1위를 굳히기 때문이다.


만약 KT가 딜라이브를 인수하면 SK텔레콤은 CMB를 인수해야 LG유플러스를 따돌릴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가능성이 낮다. KT가 거액의 자금을 들여 점유율을 확대할 동기가 약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딜라이브 인수가는 약 9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추산된다. 현대HCN은 최소 4000억원에서 7000억원, CMB는 3000~4000억원 안팎으로 언급된다. 


통신 3사가 각각 하나의 케이블TV를 인수한다고 가정할 때 통신사 중에는 KT가, 케이블TV 중에서는 딜라이브가 우위에 있는 상황이다.


변수는 있다. SK텔레콤이 케이블TV 두 곳을 인수할 때다. 실제 업계에서는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점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선택지가 넓어질수록 SK텔레콤은 기회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적어도 두 곳의 케이블TV를 한번에 인수하면 시간과 비용을 줄이면서 점유율을 단숨에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2019년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19년도 상반기 유료방송가입자 수 및 시장점유율' 자료 참고

SK텔레콤이 1위로 올라서려면 나머지 한 곳은 반드시 LG유플러스가 인수해야 한다. 이 경우 점유율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순으로 바뀐다.


KT는 점유율 확대보다는 재무건전성이나 시너지 측면에서 인수 의사를 타진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로서는 KT가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현대HCN이 유력해 보인다.


또 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실사를 진행할 때 가입자당매출(ARPU), 현금보유량, 부채 등도 중요하지만 관건은 점유율 확보”라며 “순위를 올려놔야 사업 확대에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케이블TV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점유율 2위로 올랐다. SK텔레콤은 티브로드 인수에도 3위에 그치고 있다”며 “SK텔레콤은 2위로 점유율을 끌어 올릴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사업자를 당겨 몸집을 키워야 한다. 정부도 인수·합병을 용인하는 분위기라서 망설일 이유가 없기 때문에 올해 안에 공격적으로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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