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세탁건조기 미국보다 국내 비싼 이유는
美보다 100만원 비싸, LG 측 "부과세, 배송비 포함 안된 가격"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8일 18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LG전자가 이달 출시한 올인원 세탁건조기 'LG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가 국내 출시 가격보다 미국 현지 판매 가격이 100만원 정도 저렴하게 판매되면서 국내 소비자 역차별 논란이 나오고 있다.


세탁건조기 뿐만 아니라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의 판매 가격도 25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등 지역별 가격 정책이 다르더라도 터무니 없는 가격 차이로 인해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13일 출시된 LG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의 미국 현지 제품(Ventless Washer/Dryer Combo LG WashCombo) 판매 가격은 2499달러(약 337만원)이다. 최근 논란이 되자 홈페이지에서 가격이 사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베스트바이' 등 온라인 판매사이트에서는 2499.99달러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반면 국내 홈페이지에서 LG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 판매가는 449만원이다. 미국 제품과 가격이 100만원 넘게 차이가 난다. 두 제품은 모두 LG전자 창원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디자인 차이는 있지만 성능 차이는 크게 없다.


다만 LG전자 측에서는 국내 제품은 프리미엄 제품인 오브제컬렉션이고 미국 제품은 일반 제품이라 가격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제품은 부가세와 배송비가 포함되지 않은 가격이라 실제 계산을 하면 가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고 해명했다.


LG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는 세탁과 건조 용량이 각각 25㎏·15㎏으로, 시작 버튼만 한 번 누르면 세탁 후 건조까지 마치는 제품이다. 기존 동급 트롬 세탁기 한 대와 동일한 크기가 특징으로, 좁은 장소에도 설치할 수 있다. LG전자가 올초 690만원이 넘는 고급형 세탁건조기인 '시그니처'에 이어 일반형으로 내놓은 제품이다. 다음 달 8일부터 순차 배송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는 삼성전자가 '비스포크 AI 콤보'를 내놓으면서 출고가를 399만원으로 책정하자 보급형 모델로 내놓은 제품이다. 기존 제품이 700만원 가까이 되면서 가격이 너무 비싸 삼성전자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내놓은 제품이지만 그마저도 삼성전자 제품보다 50만원 비싸다.


이러한 상황에서 LG전자가 보급형임에도 국내에서는 오브제컬렉션으로 프리미엄을 붙여 가격을 30~40만원 올린 점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불만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미국에서 부과세 10%와 배송비가 포함이 안됐더라도 1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는 점은 소비자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충분히 더 저렴하게 팔 수 있는데도 굳이 가격을 비싸게 받는 것은 국내 소비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아무리 미국 시장이 크다고 하더라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워낙 고가 제품이라 20~30만원 차이라도 가격 차가 크게 느껴진다'고 전했다.


이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과 달리 미국에 출시된 제품에는 '일반 스팀' 기능이 추가로 탑재됐다.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에 물을 그대로 끓여 영상 100도의 스팀을 발생시키는 '트루 스팀' 기능을 적용하고 있다. 물 분자를 미세하게 기체화한 수증기 분자가 옷감에 스며들어 살균은 물론 구김완화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 출시 제품에는 이러한 일반 스팀 기능이 없고 트루스팀만 있다. LG전자 측은 트루스팀 기능에 익숙한 소비자들의 성향을 고려해 일반 스팀으로는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답했다.


이러한 국내 소비자 역차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TV나 스마트폰의 경우도 경쟁이 치열한 미국 시장을 뚫기 위해 가격을 낮춰 많이 판매하는 '박리다매' 전략을 쓰고 있다. 실제 LG전자 공식 홈페이지 기준 LG 올레드 evo, c4(스탠드형/194㎝)의 국내 판매 가격은 750만원으로 미국 제품(77-Inch Class OLED evo C4 Series TV with webOS 24) 판매 가격(약 498만원/3699달러)보다 250만원 정도 비싸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오브제컬렉션은 디자인 외관에 대한 연구개발비가 포함되고 있기 때문에 일반 제품 대비 30~40만원 더 비싸다"며 "부과세도 포함이 안됐고, 미국의 배송비도 적지 않아 결과적으로는 국내 제품과 크게 차이가 없어 큰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LG전자는 삼성전자와 TV·가전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 26일 제22회 정기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AI 가전은 (LG전자의) 업(UP) 가전이 시초"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AI 가전=삼성'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사태를 겨냥한 발언이다. 조 사장은 세탁건조기가 가격이 경쟁사 대비 너무 높은게 아니냐는 질문에 "세탁기에 대한 제품 경쟁력은 LG전자가 가지고 있다"며 "고객들도 이에 대해 기꺼이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있는 것"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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