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배터리의 변곡점
'공급 과잉' 국내 3사, 치킨게임 본격화
①2026년 리튬 배터리 가격 100달러/kWh 도달, 분기점
"판가보다 생산단가 높아지는 시점서 버티는 기업이 승자"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5일 14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전기차 시장에 공급과잉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면서 국내 배터리 3사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가격 패리티(Price Parity)에 먼저 도달하는 기업이 이차전지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격 패리티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판매 가격이 동일해지는 시점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전기차와 내연기관 자동차 가격이 비슷해지기 위해선 배터리 셀의 가격이 1킬로와트시(kWh) 당 100달러까지 하락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올해 리튬 배터리 셀 가격은 리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지난해 151달러/kWh 대비 8.6% 하락한 138달러/kWh가 예상된다. 기술개발 및 대량 생산에 따른 가격 하락 속도를 고려할 때 100달러/kWh 도달 시점은 2026년경이 될 전망이다.


◆이미 공급과잉…"키는 중국이 쥐고 있어"


업계에서는 배터리 시장이 이미 공급과잉 상태에 직면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올해 전기차용 리튬 배터리 생산용량은 1881기가와트시(GWh)이며 생산설비 가동률을 80%로 가정할 경우 생산량은 1500GWh 수준이다. 반면 수요는 790GWh로 공급과잉량은 700GWh에 이른다.


배터리 생산용량 증설을 주도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 리튬 배터리 생산용량은 2020년 484GWh에서 2023년 1577GWh, 2025년 4187GWh로 연평균 54%씩 증가하고 있다. 미국은 2025년 491GWh, 유럽은 280GWh의 생산용량을 갖출 예정이다.


수요와 비교해보면 올해 중국의 리튬 배터리 수요량은 370GWh이나, 생산용량은 1577GWh로 수요 대비 공급이 5배나 많은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 수출 이외에는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미 도달했다.


유럽과 북미의 경우 아직 공급과잉은 아니다. 유럽의 배터리 수요량은 176GWh이며, 생산용량은 164GWh로 수요 대비 공급량이 12GWh 부족하다. 북미의 배터리 수요량은 157GWh이며, 생산용량은 80GWh로 수요 대비 생산량이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20년 619GWh에 불과했던 전기자동차용 리튬 배터리 생산용량은 매년 큰 폭으로 증설되고 있다"며 "현재 건설 중인 생산설비들을 완공힐 경우 2025년 이후 글로벌 생산용량은 5000GWh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리튬 배터리 수급의 핵심 키는 중국이 가지고 있다"면서 "중국 내 공급과잉 물량을 수출로 해소하고자 한다면 공급과잉에 따른 리튬 배터리 가격 하락 및 배터리 생산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원가절감 핵심은 '양극재 가격'


시장에서는 공급과잉에 따른 배터리 업계의 지각변동 우려가 커지면서 향후 원가절감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분석한다. 리튬 배터리 가격은 양극재 51%, 감가상각비 24%, 음극재 12%, 분리막 7%, 전해질 4%, 기타 2%로 구성된다. 배터리 셀에서 전체 가격의 51%를 차지하는 양극재는 제조 비용 및 성능에서 가장 중요한 부품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배터리 3사는 리튬 배터리 생산원가를 낮추기 위해 배터리 셀 가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양극재 가격을 절감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현재 배터리 3사 중 양극재에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회사는 삼성SDI다. 삼성SDI는 올해 상반기 양극재 구입비용으로 1kg당 55.02달러(약 7만4067원)를 지불했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40.26달러(약 5만4198원), SK온은 5만9214원을 지불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3~4년 안에 경쟁력 있는 양극재가 시장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리튬·인산·철(LFP), 니켈·코발트·망간(NCM),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등 3가지 계열의 양극재가 경쟁을 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LFP와 우리나라의 NCM 배터리 등 하이니켈 양극재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LFP는 가격과 안정성 측면에서, 하이니켈 양극재는 에너지밀도와 주행거리 등 성능 측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다.


전기차 1대당 양극재 비용은 50kWh 기준 LFP가 2748달러이며 LG화학의 NCM811 배터리는 3703달러 수준이다. NCM811 배터리는 니켈, 코발트, 망간이 8대1대1 비율로 구성된 하이니켈 배터리를 말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2026년 100달러/kWh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은 리튬 배터리는 LFP 양극재를 채택한 배터리일 가능성이 높다"며 "100달러/kWh 도달 시 타 양극재를 채택한 배터리도 가격 하락 압력을 크게 받을 것이며, 일시적으로 판가보다 생산단가가 높아지는 시점에서 버티는 기업이 승자가 될 것"고 말했다. 


배터리 3사 양극재 구입비용. (자료=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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