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 효자 타이틀 수성전
NH농협캐피탈, '외형보다 내실'…기업금융 선별 확대
기업금융 우량 자산 취급·자동차금융 수익성 방점…부동산 PF 대출 비중 낮아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2일 18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년 전만 해도 해마다 순이익을 늘리며 금융지주의 숨은 효자로 불렸던 캐피탈사들이 올해 혹한기를 견뎌내야 한다.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기준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조달비용 부담을 줄이고 동시에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대비 등 리스크관리에도 신경을 쏟아야 한다. 딜사이트가 효자 타이틀을 지키기 위한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의 과제와 경영전략을 들여다봤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NH농협캐피탈이 올해 외형 성장보다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난해 비우호적 업황 탓에 순이익이 뒷걸음질했기 때문이다. 다만 실적 개선을 위해 대출자산 포트폴리오는 기존 기업금융 확대 기조를 이어가되 우량 기업 및 사업장 위주의 선별적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캐피탈의 지난해 순이익은 855억원으로 전년대비 17% 감소했다. 업황 악화의 여파 탓으로, 같은 기간 다른 금융지주 소속 캐피탈사와 비교해 감소폭은 크지 않지만 10년 넘게 실적 증가세를 이어왔던 만큼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 소속 캐피탈사로 범위를 한정하면 지난해 신한캐피탈만 순이익이 늘었다. 우리금융캐피탈, 하나캐피탈, KB캐피탈은 각각 전년보다 30.0%, 27.3%, 14.0% 감소했다.


NH농협캐피탈의 순이익 감소는 부동산 PF 부실 등에 대비해 충당금을 대거 쌓은 것이 주요 원인이다. 지난해 NH농협캐피탈의 손실충당금전입액 및 일반관리비 반영전 영업이익은 3413억원으로 전년보다 37.5% 증가했으나 손실충당금전입액이 2022년 493억원에서 2023년 1520억원으로 대폭 확대되면서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줄었다.


NH농협캐피탈은 부동산 PF 관련 대출이 전체 영업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로 크지 않고 질적 수준도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을 고려해 보수적인 관점에서 충당금을 쌓았다는 설명이다. 


보수적 경영 기조는 올해 경영 전략에도 반영됐다. NH농협캐피탈은 올해 경영 전략의 초점을 내실 강화에 맞추고 있다. NH농협캐피탈이 올해 내실 강화에 우선순위를 두기로 한 데에는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리스크관리를 강조한 영향도 크다. 이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불확실성 시대'에 직면해 있다"며 "우선 금융업 존재의 근간인 리스크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실적에 대한 압박감도 적지 않다. NH농협캐피탈은 NH농협금융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 중 규모는 작지만 나름 알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금융그룹의 은행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에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난해 순익 감소로 이익 기여도가 줄어든 NH농협캐피탈의 올해 실적 개선 여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NH농협금융그룹의 비은행 부문 순이익 기여도는 2021년 34.6%를 기록한 이후 2023년 27.4%로 낮아졌다. 


지난해 NH농협그룹 비은행 계열사 실적은 NH투자증권 5564억원, NH농협생명 1817억원, NH농협손해보험 1453억원, NH농협캐피탈 855억원, NH아문디자산운용 266억원 순이었다.


이에 따라 NH농협캐피탈은 보수적 경영 기조 하에서도 대출 자산 포트폴리오는 기존의 기업금융 확대 추이를 이어갈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리스크 관리를 고려해 우량 기업과 사업장 중심으로 자산을 선별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고금리 환경 지속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 확산 등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자동차금융 부문은 시장경쟁 심화 등을 고려해 수익성 제고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개인신용대출이나 공공기관 리스 등 부문은 현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정해뒀다. 


NH농협캐피탈의 전체 영업자산 구성을 보면 자동차금융, 기업·투자금융, 개인금융이 각각 4:4:2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기업금융은 2017년부터 NH농협금융그룹과 연계 영업으로 자산 규모가 늘었고 자동차금융 자산은 2018년 이후 오토리스, 렌터카 등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NH농협캐피탈의 기업·투자금융 자산은 3조5908억원으로 전체의 40.6%를 차지했다. 자동차금융과 개인금융 자산은 각각 3조2391억원(36.6%), 2조131억원(22.8%)이다. 2019년 1조6902억원이었던 기업·투자금융 자산은 2020년 2조964억원, 2021년 2조2892억원, 2022년 2조9382억원 등 매년 증가 추세를 나타내다 지난해 9월 말 3조5908억원으로 3조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최근 5년간 기업·투자금융 자산을 빠르게 불리며 자산 리밸런싱에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NH농협그룹 계열사별 재무현황. (출처=NH농협금융지주 IR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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