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수렁' 엔지켐생명과학, CEO는 '억대연봉'
손기영 대표, 최근 4년간 66억 챙겨…동기간 누적 영업적자 657억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2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기영 엔지켐생명과학 회장(대표이사).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엔지켐생명과학의 경영진이 수년간 회사 실적과 괴리가 큰 수십억원대의 급여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손기영 대표이사는 올 들어서만 12억원이 넘는 급여를 받았다. 2018년 코스닥 상장 이후 단 한 번도 연간 흑자를 낸 적 없는 것과 온도차가 크다는 반응이 나온다.


2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엔지켐생명과학은 매년 수백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잠재력에 주목하는 바이오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누적된 영업적자 규모가 작지 않다는 평가다.


인지켐생명과학은 1999년 7월 설립해 2013년 9월 한국거래소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다. 이후 2018년 2월 기술성장기업으로 코스닥에 이전 상장했다.



회사는 코스닥에 상장한 2018년 이후 매년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매출액은 2018년 310억원을 기록한 후 2019년 315억원, 2020년 258억원, 2021년 230억원 등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 결과 연간 영업손실 규모도 2018년 143억원, 2019년 164억원, 2020년 191억원, 2021년 208억원 등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해 매출규모가 반등하며 영업손실 규모가 147억원으로 61억원가량 줄었으나 흑자전환에는 실패했다. 올 들어서도 엔지켐생명과학은 3분기까지 지난해와 동일한 1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당기순손실 규모가 164억원에서 76억원으로 88억원이나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엔지켐생명과학이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잠재력에 주목하는 바이오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누적된 영업적자 규모가 작지 않다는 평가다.


실제로 엔지켐생명과학은 매년 누적된 영업손실 탓에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1511억원 규모의 결손금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초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 2022년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2900억원의 자본준비금(주식발행초과금)을 투입해 결손금 전액을 보전했다. 이어 추가로 50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면서 3분기 말 잉여금 규모는 427억원으로 집계된다.



반면 엔지켐생명과학의 경영진은 수년간 회사 실적과 괴리가 큰 수억원대 급여를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엔지켐생명과학의 실질적 최대주주인 손기영 회장(대표이사)은 2020년 이후 매년 십수억원의 보수를 받고 있다.


손 대표는 2020년 16억8400만원(급여 4억1800원, 상여 12억6600만원), 2021년 20억3800만원(급여 9억200만원, 상여 11억36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지난해는 상여금 없이 급여로만 16억4000만원을 챙겼다. 올해 역시 3분기까지 12억3000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선 손 대표가 최근 몇 년 간 높은 보수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 자신에게 우호적인 이사회를 구성했기 때문이란 분석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당시 엔지켐생명과학은 이사회 구성인원을 최대 9명에서 7명으로 축소했는데,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는 상대방이 신규이사를 선임하더라도 이사회 과반을 장악하지 못하게 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사회를 9명에서 7명으로 줄인 후에는 기타비상무이사로 브리짓라이프사이언스의 2대 주주인 김혜경 부회장(33.07%)과 특수관계인 신분인 김태훈씨(1983년생)를 신규 선임했다.


당시 주총에서 엔지켐생명과학은 인수대상 기업의 이사가 임기 전 물러나게 될 경우 일반적인 퇴직금 외에 거액의 특별 퇴직금이나 보너스, 스톡옵션 등을 주도록 하는 안건도 상정했다. 정관을 변경해 '통상적인 퇴직금 외에 퇴직보상금으로 대표이사에게 200억원, 사내이사에게 100억원을 지급할 것'을 명시했다. 기존에 설정한 퇴직보상금(50억원)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올해 손 대표의 보수와 관련해 회사 측은 "주주총회 결의 한도 내에서 직무, 직급, 근속기간과 매출액, 생산성 지표 향상, 손익 지표 개선 등 업무성과를 반영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엔지켐생명과학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7.46%의 브리짓라이프사이언스다. 손 대표는 개별적으로 엔지켐생명과학의 지분 4.78%를 들고 있다. 이를 브리짓라이프사이언스 보유 지분과 합하면 약 12.24% 수준이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고, 연대가 어려운 소액주주 비중이 매우 높은 구조다.


2003년 설립한 브리짓라이프사이언스는 국내 중심으로 개발한 ▲척추 측만증 치료제품 ▲자동소변수집기 ▲광선을 이용한 피부진단 및 치료기 등 바이오메디컬헬스케어 제품을 수출하고 관련 마케팅을 진행해 왔다. 이 회사는 손 대표가 실질 지배하는 법인이다. 손 대표가 지분 42.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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