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이사회 분석]
삼성생명
장관만 2명…관료 출신 사외이사 선호 '뚜렷'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선임…2014년 이후 관료 출신 2~3명 유지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2일 1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삼성생명이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새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사외이사의 절반 이상을 관료 출신으로 채우는 삼성생명 이사회만의 정체성도 유지됐다. 보통 관료 출신 사외이사는 금융업 전문성은 물론 정부 대응 능력도 갖춰 금융업계에서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 21일 주주총회를 열고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새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임 이사의 임기는 3년으로 2027년 3월까지다. 삼성생명은 같은 날 홍원학 대표이사, 김우석 자산운용부문장, 이주경 경영지원실장의 사내이사 선임도 마무리했다.


이번에 임기가 만료된 강윤구 전 보건복지부 차관의 빈 자리를 임 이사가 메우면서 사외이사 4명 중 2명이 관료 출신인 기존 구성도 그대로 유지했다. 임 이사 외에 유일호 이사가 전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로 관료 출신이다. 유 이사는 2022년 3월 선임돼 2025년 3월 임기가 끝난다.


다른 사외이사 2명은 2019년 3월 처음 선임된 이근창 전 영남대 교수와 2022년 3월 선임된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 등이다. 두 이사의 임기는 모두 2025년 3월까지다.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난 임 이사는 1980년 행정고시 24회로 공직에 입문해 산업자원부 공보관, 산업자원부 산업기술국 국장, 지식경제부 제1차관, 국무총리실 실장 등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9월부터 2013년 3월까지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다.


삼성생명 이사회는 임 이사 추천 이유에 대해 "장관 등을 역임하며 국가 경제 및 보건·의료 정책 등을 추진한 산업, 경제 전문가로서 금융감독 기능의 혁신을 견인한 바 있다"며 "이러한 전문성과 경험을 기반으로 민간보험과 사회보험간 상생, 미래 보험업 발전 등 분야에서 삼성생명의 정책 수립과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자문)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새로 선임된 임 이사가 이사회 의장에 오를지에도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됐으나 유일호 이사가 의장으로 선출된 것으로 파악된다. 바로 직전에는 이번에 물러난 강윤구 이사가 의장을 맡았다. 삼성생명은 2010년 선임사외이사 제도가 도입도 되기 전부터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에게만 맡기고 있다.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는 등 권한을 보유하고 있어 이사회 운영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지 않다. 


선임사외이사 제도는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았을 때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두도록 한 것인데 기업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사외이사들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금융사는 사외이사가 아닌 자(대표이사 등)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게 되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그 이유를 공시해야 한다.


삼성생명은 10년 넘게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등 모두 7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데 사외이사의 절반 이상을 관료 출신으로 채우는 기조도 계속되고 있다. 한화생명이 올해 법조계 출신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한 것이나 DB손해보험이 의사 출신 사외이사를 영입하는 등 모습과도 대조적이다.


2014년 이후로 삼성생명은 이사회에 2명 이상의 관료 출신을 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2019년에는 사외이사 4명 중 3명이 관료 출신이었다. 당시 사외이사는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 강윤구 전 보건복지부 차관, 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 이근창 전 한국보험학회장 등 4명이다.


관료 출신에서 이전에는 차관 출신이 많았다면 올해는 장관 출신이 2명이나 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먼저 차관 출신으로는 허경욱, 강윤구, 이창재 전 차관 외에도 김정관 지식경제부 제2차관이 있다. 장관 출신으로는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이 과거 삼성생명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올해 이사회에 참여하는 유일호 이사와 임채민 이사는 모두 장관 출신이다.


삼성생명은 규제가 강한 보험업 특성상 관료 출신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이 1등 생명보험사로 새로운 제도나 법 시행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만큼 금융당국과 소통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점도 한 가지 이유로 본다. 최근 요양산업 등 신사업 진출을 추진하는 점도 사외이사 선임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금융사 이사회 분석 16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