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투자증권, 공모채 데뷔 7% 고금리 투심 '주목'
밴드 상단 기준 1년물 7%, 1.5년물 7.3%…등급민평금리 대비 2%p 높아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7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다올투자증권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유동성 우려가 지속돼 온 데다가 최근 경영권 분쟁 가능성까지 높아져 기관투자가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다는 게 시장 안팎의 전언이다. 다올투자증권은 등급민평금리보다 최대 2%포인트 가량 높은 금리 밴드를 제시해 투자수요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이달 28일 총 800억원 규모의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렌치는 1년물 600억원, 1.5년물 200억원으로 구성됐다. 희망금리밴드는 1년물 6~7%, 1.5년물 6.3~7.3%로 각각 제시했다. 주관업무는 KB증권이 단독으로 맡았다.


다올투자증권이 공모채 발행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규 회사채 신용등급으로는 A0(안정적)가 부여됐다. 다올투자증권 측은 이번 자금조달이 기업어음(CP)·단기사채 등 채무상환자금(600억원)과 채권부문 운영자금(200억원) 확보 차원이라고 밝혔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기관투자가들의 시선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다올투자증권이 IB부문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국내 PF 확약 건을 중심으로 지난해 상반기까지 우발부채가 빠르게 늘어 자산건전성이 낮아지고 있어서다. 지난 1분기 말 별도기준 다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 7670억원인 데 반해 우발채무 규모가 3343억원으로 절반에 육박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다올투자증권의 유동성자산과 유동선부채 차이인 유동성 갭(gap)이 3800억원 수준으로 우발채무가 전액 현실화될 것을 가정하더라도 유동성 대응여력이 양호한 편"이라면서 "지난해부터 부동산 PF 리스크로 인한 유동성 문제가 제기돼 온 탓에 시장에서는 여전히 우려스러운 시선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단기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부동산 PF 차환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금융당국의 유동성 지원과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매각 등으로 재무여력을 확보했다.


신용평가사들은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대금 유입에도 재무안정성 저하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이익 시현에도 불구하고 매각에 따른 연결자본 감소 영향이 크게 작용하면서 순자본비율(NCR) 등 자본적정성 지표 저하 추세가 이어졌다"며 추가적인 자본확충과 리스크 관리 강화를 통한 지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매각대금 효과를 상쇄하는 수준의 우발부채 현실화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시장의 비우호적인 시각을 감안해 파격적인 금리 밴드를 제시했다. 회사채를 처음 발행하는 기업은 개별민평금리가 존재하지 않아 통상 등급민평금리를 기준으로 밴드를 설정한다. 다올투자증권은 이같은 방식 대신 ▲1년물 6~7% ▲1.5년물 6.3~7.3%로 금리밴드 구간을 제시했다. 이는 다올투자증권이 속한 신용등급 A0의 등급민평금리가 최근 ▲1년물 4.8% ▲1.5년물 5%  수준에서 형성된 것을 고려하면 만기별로 최대 200bp(1bp=0.01%포인트) 이상의 가산금리를 제시한 셈이다.


한 증권사 본부장은 "다올투자증권이 제시한 금리밴드는 사실상 BBB+급 회사채에 해당하는 금리"라면서도 "금리 메리트를 앞세우긴 했지만 투심 위축이 역력한 상황이라 미매각을 피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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