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4.9%' 롯데온, 선장 바꿨다
박익진 대표 선임, 온라인사업 통합·물류자동화 투자 등 과제 산적
이 기사는 2023년 12월 15일 15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익진 롯데이커머스사업부 신임 대표이사. (제공=롯데그룹)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롯데그룹이 연말 인사를 통해 롯데온 수장을 전격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2021년부터 롯데온을 이끌어왔던 나영호 대표가 물러나고 박익진 대표를 외부에서 새로 발탁했다. 


박 신임 대표는 경영실적 악화와 더딘 성장에 발목을 잡힌 롯데온의 독자적인 색깔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부여 받았다. 시장에서는 롯데쇼핑 온라인사업들의 유기적인 통합과 물류자동화 투자를 통한 배송효율화가 롯데온 성패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 중이다.


롯데그룹은 이달 6일 단행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박익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를 롯데온의 새로운 대표 내정자로 발탁했다. 박 대표는 내년 1월1일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커머스플랫폼 기업 관리·마케팅과 신사업 등 다방면의 컨설팅 경험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이번 발탁은 롯데온이 출범한 이후 지속적인 경영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만큼 외부전문가 영입을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만들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실제 롯데온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156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3분기 누적으로도 640억원의 적자를 냈다. 최근 3년 동안에만 3760억원의 누적손실을 쌓았다.


이러한 영업적자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점유율 확보에 실패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작년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은 쿠팡(24.5%), 네이버쇼핑(23.3%), SSG닷컴(10%) 순으로 집계됐다. 롯데온은 4.9%의 점유율에 그치며 상위권 기업들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시장에선 오프라인 유통강자인 롯데가 온라인사업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조직 문제를 지적한다. 2021년 롯데쇼핑 내 백화점·마트·롭스의 온라인사업을 떼어내 들고 나왔지만 여전히 홈쇼핑과 하이마트는 별도의 온라인몰을 운영하면서 완전한 통합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쇼핑 내 각 사업부들이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 매출이 크다 보니 롯데온 중심의 사업전략을 짜는데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결국 이러한 조직 문제가 롯데온이 사업을 확장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 수장을 맡게 된 박 대표의 내년도 최우선 과제는 그룹 계열인 롯데쇼핑 온라인사업들과의 유기적인 통합작업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 영역 확장을 위해 적극 추진 중인 물류자동화 투자의 순조로운 진행도 중요한 과업 중 하나로 꼽힌다. 롯데그룹은 작년 영국 리테일 테크기업인 오카도와 손잡고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 주문과 배송 전 과정을 다루는 통합솔루션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 도입을 결정했다. 이달 부산 고객 풀필먼트센터(CFC) 착공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전국에 6개의 CFC를 건립할 예정이다. 이를 위한 투자비용만 약 1조원에 달한다.


투자를 완료하면 특히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온라인 배송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식료품 시장은 2021년 기준 약 135조원 규모지만 온라인 침투율은 약 25%에 그쳐 다른 상품군에 비해 영역 확장의 여지가 크다. 롯데온의 계획대로 물류효율화가 이뤄지면 온라인 식료품 성장으로 단순거래액(GMV)이 비약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한다.


시장 관계자는 "롯데온이 사업을 순조롭게 확대하려면 롯데쇼핑 내 오프라인으로 잔뼈가 굵은 사업부들과 효율적으로 융화돼야 하는데 이해관계가 달라 쉽지 않은 형편"이라며 "이에 대한 통합작업과 함께 새로 추진 중인 물류자동화 투자의 성공적인 진행 등이 새로운 수장의 숙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롯데온 관계자는 "새로운 신임 대표는 그간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체질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당사는 현재 5분기 연속 적자를 축소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이 기조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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