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재개 나선 신성통상…오너일가 수혜 독식?
신성통상→가나안·에이션패션→염태순 일가로 배당수익 귀결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7일 18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성통상의 SPA 브랜드 '탑텐' (출처=신성통상 홈페이지)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신성통상이 10년 만에 배당을 재개했지만 결국 그 수혜는 오너일가가 독차지하고 있단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신성통상의 모기업인 가나안과 계열사인 에이션패션이 신성통상 지분의 과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지만 양사 모두 염태순 회장을 필두로 한 오너일가가 대부분의 지분을 가지고 지배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오너일가는 신성통상에서 받는 개인배당 외에도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으로 흘러들어간 배당수익을 바탕으로 추가적으로 막대한 현금을 가져갈 것으로 관측된다.  


신성통산(6월 결산법인)은 올해 9월 보통주 1주당 5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전체 배당금 규모는 72억원 수준이다. 이번 배당은 신성통상이 2012년 2억원 가량의 총 배당금을 지급한 후 10년 만에 규모를 늘려 단행됐다. 


배당을 재개한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코로나19) 기간부터 눈에 띄게 개선된 수익성 개선이 컸다. 실제 신성통상의 회계연도 2023(2022년 6월~2023년 7월) 연결기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440억원과 832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회계연도 2021(2020년 6월~2021년 7월)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93.8%, 순이익은 188.8% 큰폭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가 터지고 소비가 양극화되면서 가성비가 좋은 이 회사의 SPA 브랜드 탑텐을 중심으로 패션부문 매출이 늘어났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 할인판매 등을 지양한 점이 주효했다. 수익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배당의 재원이 되는 이 회사의 이익잉여금 역시 2021년 1143억원에서 올해 2830억원으로 2배 이상 확대됐다. 


재무구조가 개선된 점도 신성통산이 배당을 재개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요인이다. 앞서 신성통상은 재무건전성 강화를 이유로 배당을 미뤄왔지만 최근 3년간 재무구조는 상당히 건전해졌다. 신성통상의 총차입금을 보면 2020년 4775억원에서 2023년 4371억원으로 8.5% 감소했다. 반면 자본은 같은 기간 2307억원에서 4239억원으로 83.7% 대폭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2020년 271.9%에서 올해 152.3%로 119.6%포인트나 낮아졌다. 


신성통상 관계자는 "과거에는 부채비율이 높았고 차입금도 늘려왔기 때문에 무배당이 지속적으로 이어졌다"며 "올해에는 수익성과 재무구조가 건실해지면서 실질적인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에 나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배당 수혜를 사실상 오너일가가 독식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신성통상의 최대주주인 가나안과 2대주주인 에이션패션 지분 대부분을 오너일가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신성통상의 지분구조를 보면 모회사인 가나안이 41.8%, 계열사인 에이션패션이 17.66%를 각각 보유 중이다. 이어 염태순 회장이 8.2%를 가지고 있고, 염 회장의 세 딸인 혜영·혜근·혜민씨가 각각 3.3%를 가지고 있다. 신성통상 지분으로만 보면 오너일가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이에 따라 이번 배당으로 염 회장은 5억8971만원, 세 딸은 각각 2억3741만원씩을 가져가는데 그쳤다. 


하지만 가나안의 경우 염 회장의 아들인 상원 씨가 지분 82.4%, 염 회장이 10%를 각각 보유하며 사실상 대부분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에이션패션도 염 회장이 과반 이상인 53.3%의 지분을 가지고 지배하는 기업이다. 가나안은 이번 신성통상의 배당으로 30억원, 에이션패션은 13억원을 수령했다. 이 배당금 역시 향후 양사가 배당을 실시할 때 지분구조에 따라 오너일가의 추가적인 배당수익으로 톡톡히 활용될 것으로 시장에선 분석 중이다. 


신성통상의 소액주주 A씨는 "신성통상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사실상 오너일가가 독차지하고 있다"며 "이번 배당도 자신들의 지분율이 많이 올라갔기 때문에 실시한 느낌도 없지 않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배당도 주주환원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실시하지만 정작 배당의 수혜자는 따로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신성통상 관계자는 "지분구조를 바꾸긴 쉽지 않아 최대주주가 배당액을 많이 가져가는 것을 당장에 해결하긴 어렵다"며 "배당을 늘리거나 차등 배당을 실시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엔 더 나은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들이 회사의 이익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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