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백복인 사장 연임 '가시밭길'…경쟁 후보는
방경만 수석 부사장 거론, 전무급 이상 15명 도전 가능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0일 16시 4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백복인 KT&G 사장(제공=KT&G)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KT&G의 사장 공개 모집이 접수 만료를 앞둔 가운데 백복인 사장(사진)의 연임 도전이 가시화하고 있다. 다만 최근 거세지는 행동주의 펀드의 반대·연임 기간 실적 악화 등 걸림돌이 많아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연스레 백 사장과 경쟁할 후보에도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잡음 나오는 사장 선임 과정…백복인 사장 연임 '걸림돌'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복인 KT&G 사장의 4연임 도전이 현실화되고 있다. 포기 의사를 따로 밝히지 않는다면 절차에 따라 현 사장은 자연스럽게 후보로 나오기 때문이다. 이날 6시 후보 공개모집이 마감되는 점을 고려하면 포기 의사를 밝힐 시점은 지났다는 평가다. 사장 선임 절차가 이루어지는 3개월 동안 포기의사를 밝힐 수 있지만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백 사장의 연임 도전이 녹록치만은 않은 상황이다. 먼저 KT&G의 3대주주인 국민연금(6.31%)이 백 사장 연임에 발목을 걸 가능성이 있다. 앞서 국민연금은 KT&G와 같이 대주주가 없는 소유분산기업(KT·포스코)의 수장들에 대해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을 언급하며 반대 입장을 표명해 연임을 무산시켰다. KT&G 역시 그간 사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밀실투표'라는 비판을 받아온 만큼 국민연금이 유사한 입장을 취할 확률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백 사장 연임 기간 KT&G 실적이 악화됐다는 점도 치명적이다. 실제 백 사장이 취임한 2016년 KT&G의 영업이익은(연결기준) 1조4688억원에 달했지만 작년 기준 1조2677억원으로 13.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조2037억원→1조53억원으로 16.5% 줄어들었다. 이 기간 주가 역시 하락했다. 2016년 12월 10만1000원이던 주가는 현재 9만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백 사장 연임을 반대하는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KT&G의 사장 후보는 지배구조위원회→사장후보추천원위원회→이사회 및 주총의결을 거쳐 결정한다. FCP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3단계 기구 모두 백 사장 임기 내 선임한 사외이사로 구성한 사실상 동일한 집단이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KT&G 관계자는 "상장회사에서 사외이사는 상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독립성이 검증된 인물이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총의를 반영해 선임한다"고 반박했다.


지난 8일에는 'FCP 제보 센터'라는 익명 채팅방을 개설하기도 했다. FCP는 해당 익명 채팅방을 통해 경영진의 뇌물, 청탁 등의 비리행위 등 과거부터 언론을 통해 문제 제기가 됐던 내용들에 대한 제보를 적극적으로 받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KT&G와 계열사, 협력사의 임직원들로부터 거버넌스 개선에 나선다는 것이다. 


◆전무급 이상 임원 사내 후보 대상자…방경만 수석 부사장 주목


백 사장 앞에 걸림돌이 많아지면서 그와 경쟁할 후보 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KT&G는 이번 사장 후보에서 20년 만에 외부 후보를 받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윤곽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대신 자격요건을 충족한 임원은 자동적으로 사장 후보가 된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있는 사내 후보들이 주목 받고 있다.


KT&G에 따르면 사내 후보는 '고위 경영자 육성 프로그램'의 대상자 및 기업의 대표이사 또는 대표이사에 준하는 사업부의 손익관리에 종사한 사람이다. '고위 경영자 육성 프로그램'의 경우 전무급 이상은 모두 대상자다. 작년 상반기 기준으로 백 사장을 제외한 KT&G의 전무급 이상 인사는 총 15명이다.(수석 부사장 1명, 부사장 4명, 전무 10명)


KT&G에 따르면 사내외 후보는 '고위 경영자 육성 프로그램'의 대상자 및 기업의 대표이사 또는 대표이사에 준하는 사업부의 손익관리에 종사한 사람이다. '고위 경영자 육성 프로그램'의 경우 전무급 이상은 모두 대상자다. 작년 상반기 기준으로 백 사장을 제외한 KT&G의 전무급 이상 인사는 총 15명이다.(수석 부사장 1명, 부사장 4명, 전무 10명)


업계에서 유력한 후보로 지목하는 인물은 방경만 KT&G 수석 부사장이다. 특히 방 수석 부사장은 백 사장을 제외한 유일한 사내이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는 1971년 생으로 1998년 KT&G의 전신인 한국담배인삼공사에 입사했다. 이후 ▲브랜드 매니저 ▲해외 사업실 ▲비서실장 ▲브랜드 실장 등을 역임했다. 2022년 3월부터는 총괄 부문장과 전략기획본부장을 겸직했다. 2022년 9월부터 총괄 부문장(수석 부사장)만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G의 부사장 라인도 사내 후보로 거론한다. 전무급 이상 인사에 비해 부사장 라인은 비교적 인원이 적기 때문이다. KT&G의 부사장은 작년 상반기 기준 ▲도학영 영업본부장 ▲이상학 지속경영본부장 ▲오치범 제조본부장 ▲박광일 부동산사업본부장 등이다.


도학영 부사장은 해외영업실장, 대구본부장, 감사단장 등을 거쳐 현재 국내 담배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상학 부사장은 CA부장, 비서실장, 경영정책실장 등을 거쳐 현재 컴플라이언스부터 ESG·CSR 등을 담당하고 있다. 오치범 부사장은 전략기획실장, 마케팅본부장, R&D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제품 생산을 책임지고 있다. 박광일 부사장은 마케팅실장, 강원본부장 등을 거쳐 2022년부터 KT&G의 부동산 사업을 총괄 중이다.


1월 말까지 KT&G 지배구조위원회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한 인선자문단의 의견을 반영해 사장 후보 심사대상자(숏리스트)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후 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2월 중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지배구조위원회에서 심사하는 수십 명의 후보 풀(롱리스트)을 공개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번 사장 선임 절차의 키워드가 공정성·투명성인 만큼 사추위에서 심사하는 숏리스트 명단 공개에 대해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는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히지 않는 한 현직 사장이 후보군에 자동으로 포함되는 점을 보면 백복인 사장은 연임 의사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사내 후보의 경우 미등기 임원도 자격을 갖추면 사장 후보 대상자가 되기 때문에 후보 풀은 다양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KT&G 관계자는 "현재 백 사장의 연임 도전 여부는 내부에서도 알 수 없다"며 "사내 후보의 경우 후보 자격을 갖춘다면 지배구조위원회에서 심사하기 때문에 사외 후보까지 합치면 후보 풀은 수십 명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장 선임 전 과정에서 공정성· 객관성·투명성을 바탕으로 주주들과 소통하며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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