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봤더니]
이브텍 "완성차와 전기버스 배터리 팩 공급 협의"
손일선 설립자, 완성차 출신 연구진 의기투합
증권사 출신 CFO 영입, 투자 유치 본격화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6일 17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손일선 이브텍 설립자가 이브텍의 배터리 팩 기수레 대해 설명하고 있다.(제공=최유라 기자)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세계적인 탄소중립 정책에 일반 승용차뿐 아니라 버스 등 상용차에도 전기차 전환 바람이 불고 있다. 주유비 부담과 엔진오일 등 부가적인 소모품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주행 중 탄소배출도 없다. 일반적으로 상용차는 정해진 노선을 반복적으로 운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해진 지역 등에 충전소를 설치하면 운행에 큰 어려움도 없다. 이같은 전기 상용차 장점에 주목한 이브텍은 전기버스 배터리 팩 기술개발에 성공하고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섰다. 


이브텍은 손일선 오산대학교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가 2009년 설립한 벤처기업이다. 설립자인 손 교수는 대우자동차와 쌍용자동차 출신으로 자동차 설계 경험이 풍부하다. 15년간 쌓은 설계 역량을 살려 극한의 기온 현상에서도 배터리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공냉식(공기를 이용한 냉각) 배터리 팩을 개발했다. 


딜사이트는 14일 오산대에서 손 교수를 만나 이브텍의 배터리 팩 기술현황과 시장 공략법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영하 40도 버티는 배터리 팩…충전 시간 절약

  

이브텍이 공냉식 배터리 팩을 개발한 것은 극한의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는 배터리팩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는 저온일 때 충전한 에너지가 감소해 주행거리가 급격히 주는 문제점이 있다. 이브텍의 공냉식 온도제어 시스템은 외부공기를 이용한 냉각기술로 전기차 운행시 배터리 성능이 최대한 균등하게 지속될 수 있도록 한다. 기존 공냉식 시스템은 영하 20도 이하의 온도를 버티기에는 한계가 따랐다. 반면 이브텍의 기술은 영하 40도에서도 배터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손 교수는 "자체 개발한 가열 및 냉각 제어 프로그램을 적용하면 영하 40도에서도 배터리가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는 점이 일반적인 배터리 팩과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교체 방식으로 충전도 용이하다. 충전소에 들러 완충된 배터리로 교체하면 되기 때문에 유선 충전 방식에 비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물론 배터리 팩 기술개발이 쉽지만은 않았다. 설립 초기만 해도 이렇게 오래 걸릴지 예상 못했다. 이브텍을 설립한 지 10여년이 지났으나 이제 서서히 사업의 성과가 나타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손 교수는 기술개발 속도를 내기 위해 현대·기아차 및 두산중공업 출신의 연구진들을 발탁했다. 김승신 전 쌍용자동차 연구소장(부사장)도 영입해 기술고문을 담당하게 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현재 이브텍은 국내 배터리 셀, 완성차 업체와 전기버스 배터리 팩 납품을 논의 중이다. 


2025년 건설 예정인 이브텍 2공장.(제공=이브텍)

◆50억 규모 배터리 팩 생산공장 건설 추진

     

이처럼 현재 이브텍이 가장 공들이는 것은 전기버스 시장으로의 진출이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는 전기버스 2000대에 보조금을 지급했다. 오는 2025년에는 3000대에 보조금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브텍은 본격적인 납품을 위해 전라북도 완주군에 연간 생산능력 0.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버스 배터리 팩 생산공장을 설립한다. 올해 안에 생산공장 가동이 목표다. 공장의 초기 생산능력은 배터리 팩 100대를 만들 수 있는 규모지만 꾸준한 증설을 통해 2GWh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여기에 2025년에는 50억원을 들여 충청남도 당진시에 2공장을 추가로 세운다. 


다만 공장 건설을 앞둔 만큼 투자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손 교수는 투자유치 확대를 위해 최근 NH투자증권 출신의 김훈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영입했다. 


이브텍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동남아 시장 진출로 이어지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손 교수는 지난 2월 휘발유 및 전기사업 권한을 가진 태국 군부와 만나 현지 전기버스 교체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태국 정부는 수도 방콕시의 노후 버스를 3년내 전기버스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군에서도 전기버스 교체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이외에 이브텍은 인도네시아 전기버스 제조업 MAB, 태국 방콕대중교통공사(BMTA) 등과 기술지원 및 부품공급 의향서를 체결하고 현지 공략을 위한 협력방안을 구상 중이다. 


손 교수는 "배터리 셀, 완성차 업체와 물밑 협상 중으로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올해 안에 배터리 팩 증설을 마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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