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다음의 다음은
검색포털사이트의 변화, 설 곳 없는 레거시미디어의 위기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5일 08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픽사베이)


[공도윤 딜사이트S 부국장] 검색포털사이트 다음(DAUM)이 카카오에서 떨어져 나왔다. 카카오가 포털 다음 사업을 담당하는 사내독립기업(CIC)을 설립하면서 카카오에서 검색포털서비스를 떼어냈다.


지난 1995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나 1997년 대한민국 최초로 무료 웹메일 '한메일'을 서비스했고,  2000년대 국내 포털 순위 1위를 기록한 다음이다.


2014년 카카오와 합병 후 2015년 카카오로 사명을 바꾼 다음은 합병 초기의 기대와 달리 네이버와 구글과의 경쟁에서 밀려나며 검색포털 점유율 3위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 기준 카카오의 매출에서 포털비즈가 차지하는 비중은 9%, 비즈니스 매력도 줄었다.


이 소식을 전달하는 언론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다음 수순은 매각이 아니겠냐며 우려한다. 이에 다음은 AI(인공지능)을 이용한 검색시스템으로 재기를 노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여론은 경쟁사가 많은 상황에서 AI 신규 서비스의 성공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말을 앞세워 언론사들은 벌써부터 다음과의 이별을 준비하며 추억의 이름, 라이코스, 야후코리아, 프리챌, 네이트온을 꺼내들고 있다.


하지만 정작 다음과의 이별에 더 큰 위기를 겪는 곳은 언론사다. 모바일의 등장 후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소비하던 공간은 웹에서 모바일로 바뀌었다. 각종 SNS의 등장으로 기존 웹 중심의 검색포털 사이트 영향력은 희미해지고 있다. 뉴스 콘텐츠를 포함해 다양한 콘텐츠를 내세워 UV/PV를 올리던 비즈니스는 한물 갔다. 그 사이 1인 미디어, 독립 미디어 등장으로 미디어사의 수는 급증했지만 뉴스를 공급하고 소비자와 마주할 수 있는 접점은 확연히 줄었다.


여기에 정치적 이슈까지 얹어지며 검색포털 양대산맥이라 불리던 네이버와 카카오는 뉴스서비스 운영방식을 두고 언론사와 힘겨루기 중이다. 포털 화면에 뉴스를 배치하면서 생기는 편집권 문제, 뉴스를 추천하고 노출하는 과정에 쓰이는 알고리즘의 신뢰성에 금이 가며 언론사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그 사이 쉽고 편하게, 내 취향에 맞는 뉴스를 보고자 하는 이용자들은 유튜브로 이동했다. 어쩌면 기존 레거시미디어보다 더 편향적이고 자극적인 영상에 이용자들은 열광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언론의 영향력은 점점 줄고 있다. IT 기업의 끊임없는 변화와 발전으로 다음이 뒤로 밀려났듯, 디지털화로 혁신을 이루지 못한 레거시 미디어도 뒤로 밀려나고 있다. 더 이상 10~20대는 신문을, 레거시미디어의 뉴스를 보지 않는다. 오래 전 디지털전환시대가 열렸지만 자생력을 갖춘 미디어는 소수에 불과하다. 그나마 검색포털에 무임승차해 온라인뉴스를 제공했지만 점점 설 자리는 줄고 있다.


이제 검색포털사들은 AI로 또한번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네이버는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로 구글은 인공지능대규모 언어모델 기반 AI인 '바드'로 맞서고 있다. 이제는 챗GPT가 기자대신 기사를 쓰는, 뉴스를 만들어내는 시대다. 기자의 자리도 줄고 있다. 다음의 다음, 이는 곧 미디어의 내일 모습이기도 하다. 미디어의 경쟁력,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지 않을까.(이것도 챗GPT에게 물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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