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은행주 PBR, 적정선은 어디쯤
'고평가' 카카오뱅크와 '저평가' 은행주 사이, 접점 찾기가 과제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2일 08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강지수 기자] 인터넷은행 기업공개(IPO)의 첫 포문을 열며 금융시장 '메기'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았던 카카오뱅크가 최근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주가가 끝을 모르는 채로 하락하면서 투자 유치를 앞두고 있는 인터넷은행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임원들이 자사주 5만5000주를 매입하는 주가 부양책도 통하지 않았다. 11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전일 대비 3.0% 하락하며 1만8000원선을 뚫고 1만7800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8월 상장 직후 고점인 9만2000원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80% 급락한 수준이다. 공모가 3만9000원과 비교해도 54% 하락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곡소리에도 업계에서는 지금의 카카오뱅크 주가가 바닥이 아닐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현재 은행주와 비교해 카카오뱅크의 PBR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5.01%로 4개 은행지주 평균(10.27%)보다 낮고 단기간에 개선될 가능성도 낮은 데 비해, 카카오뱅크 PBR은 1.53배로 은행지주 평균(0.34배)보다 높아 아직도 고평가돼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PBR이 은행주에 수렴할 것이란 전망은 상장예비심사를 받고 IPO를 준비 중인 케이뱅크의 기업가치 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몸값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7조원 이상이 예상됐지만, 현재 카카오뱅크 PBR을 적용하면 2조6775억원까지 하락한다. 이마저도 은행주 PBR 평균을 적용하면 1조원대 미만으로 '뚝' 떨어진다.


그러나 국내 은행주 PBR도 '여기로 내려오라' 손짓할 만큼 이상적이지는 않다. 12일 KRX은행 PBR은 0.37배로 KRX300(0.87배)와 차이를 벌리며 모든 섹터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통상 은행주가 가치주로 꼽힌다는 점과 최근 특별준비금 등 금융당국 규제가 추가된 점, 증시 환경이 어려워진 점 등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은행주가 과도하게 저평가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결국 케이뱅크는 고평가된 카카오뱅크와 저평가된 은행주 사이 접점을 찾아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는 곧 은행주 PBR에 대한 접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카카오뱅크 상장 당시만 해도 인터넷은행의 가치 산정 모델을 찾기 힘들었다. 카카오뱅크가 플랫폼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ROE 평균이 무려 5배 이상 차이가 나는 곳들을 비교기업으로 가져올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1호 인터넷은행 상장사인 카카오뱅크 주가는 급락했고, 현재는 인터넷은행도 은행주라는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IPO를 앞두고 있는 케이뱅크가 은행주 PBR의 '접점'을 찾는 과제를 잘 풀어나가길 기대해 본다. 


사진=pixabay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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