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독점 '카카오모빌리티' 상생의 이름은 어디에
갑질시비 속 서로를 이해하는 대화 선제돼야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8일 08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을 보면 연예인의 매니저는 극한 직업이다. 연예인의 출근부터 일과, 퇴근까지 하루 종일 함께하며 손과 발이 되어준다. 연예인이 어떻게 하면 더 잘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무엇이 필요한지를 항상 고민한다. 그렇다고 마냥 희생을 강요당하는 것은 아니다. 매니저의 세심한 관리를 받은 연예인의 성공은 곧 능력 있는 매니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상생의 모습이다.


우리 주위에는 이렇게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관계가 많다. 기업과 노동자, 코치와 운동선수, 기업과 기업 등 분야와 대상 모두 다양하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지만,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한다. 상생의 사전적 의미인 '둘 이상이 서로 북돋우며 다 같이 잘 살아감'에 전형적인 예시다.


종합 모빌리티 업계와 택시업계도 이 상생의 관계에 있다. 모빌리티 기업은 택시 호출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택시회사는 택시를 운영해 수익을 올린다. 택시는 편리하게 승객을 태울 수 있고, 모빌리티 기업은 승객의 데이터를 수집·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서로가 잘 운영돼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최근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업계는 상생 관계에 금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택시호출 플랫폼을 제공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을 반독점하는 상황에서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택시업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프리미엄 상품을 출시해 반강제로 호출 서비스를 유료화했으며, 참고용으로만 이용되던 기사 평점 서비스에 패널티를 적용하는 것으로 변경해 택시기사의 생명줄을 쥐고 흔들게 됐다고 주장했다. 택시업계는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유료서비스와 관련한 진정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호출 시장 점유율은 89%에 달한다. 택시기사 입장에서 카카오T 플랫폼에 들어가지 않으면 시장에서 소외받을 수밖에 없다. 서비스 강제 유료화 논란도 이 때문에 발생했다. 경쟁사가 충분한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았다면 서비스의 차별화가 될 수 있지만, 독점적 상황에서는 이를 강제하는 것이 돼 갑질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을 마냥 점유율을 확보하지 못한 경쟁사 탓으로 돌리긴 어렵다. 이미 독점적 시장이 구축된 시장에서 점유율을 빼앗아 온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이 경우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고 있는 기업의 책임 있는 태도가  더 필요하다. 독점적 지위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고, 택시 업계와의 갈등은 계속될 것이니 말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신들이 시장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조심스러운 접근을 해야 한다. 카카오T가 시장에 나오면서 택시 영업 형태는 노상영업에서 호출 형태로 완전히 변했다. 새로운 서비스가 나올 때마다, 약관이 변경될 때마다, 택시업계가 출렁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결국은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와의 대화가 선제돼야 한다. 서로가 일방적으로 자신의 할 일만 한다면 상생은 이뤄지지 않는다. 충분히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상황에서 진정한 상생이 나올 수 있다. 특히 기성 산업과 신사업은 영역이 완전히 다르기에 서로에 대한 이해가 더 필요하다. 이제는 필수가 돼버린 택시호출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책임 있는 태도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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