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희망이 없다"···정부 외면받는 국내 태양광
미국 태양광 시장 더 커진다…한국은 희망퇴직·가동중단 '역행'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1일 08시 3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한화큐셀 달튼공장.(사진=최유라 기자)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국내 태양광 시장은 희망이 없습니다. 산업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지만 정부는 현실을 외면하면서 지원 예산은 줄이고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 상황을 묻는 질문에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태양광 설비 구축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세계적 추세를 역행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태양광 발전설비 신규 보급량이 줄어들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국내 태양광 신규 보급량은 2020년 4.7기가와트(GW)에서 2021년 3.9GW, 2022년 3.4GW(추정)로 집계된다. 이같은 추세면 올해 보급량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미국의 경우 태양광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태양광 설치 수요는 2022년 19GW, 2023년 28GW, 2024년 33GW, 2025년 39GW, 2026년 44GW로 증가할 전망이다. 물론 우리나라와 미국의 태양광 시장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결국 국내 대표적인 태양광 제조업체인 한화큐셀이 17일부터 충북 음성공장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음성·진천공장 생산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번에는 국내 생산공장을 진천공장으로 통합해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음성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 한화큐셀의 국내 모듈 생산능력은 6.2GW에서 2.7GW로 축소된다. 미국의 생산능력은 8.4GW로 키우고 있는 데 반해 국내 공장은 인력과 생산량을 줄이는 것이다. 


국내 태양광 시장이 위축된 가장 큰 원인은 정부의 의지 약화다. 태양광 지원 제도를 축소하는 한편 업계에 대한 감사는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일부 사업자의 문제는 조사를 통해 밝히더라도 산업에 대한 지원은 축소하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가운데 한화큐셀의 음성공장이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업계 전반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이대로면 국내 태양광 시장은 반등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한화큐셀은 가동 중단과 별개로 국내 투자 계획은 그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시장 축소에도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기업의 투자 의지에 힘을 보태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태양광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정부의 외면 속에 태양광 모듈 원부자재, 구조물, 인버터 등 소부장 설비기업들도 연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는 산업이 구조조정 위기를 겪고 있으면 이를 들여다보고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산업의 위기를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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