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트' 한미 사촌들, 장남 임종윤 손 들어준 이유
OCI와 통합 이득 대부분 임주현 부회장 차지…지분 희석도 불만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1일 16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왼쪽부터)임종윤, 임종훈 전 한미약품 사장(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송영숙 회장의 특별관계인으로 분류됐던 고 임성기 창업주의 조카들이 장남인 임종윤 전 한미약품 사장의 손을 들어준 배경에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임 전 사장의 정기주주총회 표 대결 승리에 소액주주와 더불어 사촌들의 지지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임 전 사장은 지난달 28일 경기도 화성시 신텍스(라비돌호텔)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제51기 정기주총에서 본인을 포함해 임종훈 사내이사(전 한미약품 사장), 권규찬(DXVX 대표이사), 배보경 기타비상무이사(전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 사봉관 사외이사(변호사) 등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이 모두 통과되며 이사회 다수를 차지했다. 


사실 시장에서는 임 전 사장 측이 표 대결에서 불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지분율 12.15%, 849만8254주)이 임 전 사장의 손을 들어줬지만, 송영숙 회장 측이 국민연금공단(7.66%, 535만8732주)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2.1%포인트 차로 앞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한미사이언스 발행 주식총수는 6995만6940주다. 그 중 자기주식 219만3277주를 제외한 6776만3663주가 의결권이 있는 주식이다. 올해 1월 기준 임종윤과 임종훈 전 사장의 특별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28.42%(1987만8415주)이며, 신동국 회장의 주식을 포함하면 최대 40.57%다. 반면 송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의 특관인 포함 지분율에 국민연금을 더하면 최대 42.61%에 달했다.  


하지만 실제 투표에선 임 전 사장이 52%, 임 부회장이 48% 가량의 지지를 얻었다. 이에 송 회장 측이 추천한 6명의 후보들은 보통결의 요건(찬성 50% 이상)을 충족하지 못하며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 지분율은 양 측 특관인 포함 주식을 제외한 16.8%로 계산된다. 이번 주총 의결에 참여한 비율이 전체의 88.0%(5962만4506주)임을 고려했을 때 소액주주가 행사한 지분율은 최소 4.8% 수준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모든 소액주주가 임 전 사장을 선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송영숙 회장 측에 포함됐던 특관인 중 일부가 임 전 사장을 지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송영숙 회장 특관인들 가운데 사촌들이 임 전 사장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가진 지분율은 3% 정도다. 


사촌들이 임 전 사장을 지지한 배경에 대해선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시장에서는 한미약품그룹과 OCI홀딩스 통합에 따른 이익을 임주현 부회장이 독식하는 모습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만약 두 그룹이 통합했다면 임주현 부회장은 OCI홀딩스 개인 최대주주(지분율 8.62%)에 오른다. 송영숙 회장도 OCI홀딩스 지분 1.75%를 얻는다. 


하지만 사촌들은 기존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에서 통합 OCI그룹 중간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주주로 신분이 바뀌게 된다. 더욱이 통합 과정에서 이뤄지는 2400억원 규모(643만4316주)의 한미사이언스 유상증자로 인한 지분 희석까지 감수해야 했다. 


시장 관계자는 "두 그룹은 통합이라 발표했지만 사촌들 입장에서는 한미약품그룹의 주인이 OCI홀딩스로 바뀐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특히 지분 희석까지 발생해 쉽사리 통합에 동의하기 어려웠던 부분들이 겹치며 판세를 갈랐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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