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비트·텐엔텐 서비스 종료…거래소 줄폐업 위기
코인마켓 거래소 거래량 바닥…"정부가 특정 거래소들 독주 상태 조장"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1일 17시 5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텐앤텐 거래소 서비스 종료 공지 (사진=텐엔텐 거래소 홈페이지 화면)


[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프로비트와 텐엔텐이 서비스를 종료했다. 국내에서 원화 거래가 불가능한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거래량 감소로 인해 사업유지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프로비트를 시작으로 또 다른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줄줄이 폐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앞서 프로비트는 지난달 16일 공지사항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소 서비스 종료 소식을 알렸다. 회사는 "그동안 더 나은 가상자산 거래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으나 부득이하게 2024년 3월 16일에 가상자산 거래소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다른 거래소인 텐엔텐 역시 지난 7일 공지사항을 통해 내달 22일 거래소 운영을 종료한다고 알렸다. 텐엔텐은 "믿고 기다려주시는 회원님들을 위해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하고자 부단히 노력했으나, 변화되는 정책 및 시장 환경으로 인한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면서 서비스를 유지하기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텐엔텐은 2018년, 프로비트는 2019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거래소다. 그러나 6년이 지나도록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계좌(이하 실명계좌)를 발급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특정금융정보거래법(이하 특금법)이 시작된 2021년 코인간 거래 마켓만 서비스할 수 있는 가상자산 사업자로 인가를 받고 사업을 영위해왔다. 특금법 시행 전까지는 벌집계좌(법인계좌 아래 여러 개인 계좌를 둔 형태)등 우회 수단으로 원화 거래가 가능했다. 그러나 코인마켓만 운영하면서 거래량은 크게 감소했다. 도현수 전 프로비트 대표는 2021년 당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원화마켓을 운영할 당시보다 거래량이 95% 줄었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하반기에도 캐셔레스트, 코인빗, 후오비코리아 등이 서비스를 종료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는 총 26곳이며 이 중에서 원화 거래가 가능한 곳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5곳이고 21곳은 코인 거래만 가능했다. 이 중 5곳이 문을 닫았기 때문에 현재는 16개의 코인마켓 거래소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코인마켓 거래소들은 원화 거래소에 비해 회원들의 이용률과 거래량이 크게 떨어지는 편이다. 이들 거래소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실명계좌가 발급되는 거래소에 일단 원화를 입금하고, 입금한 돈으로 코인을 매수한 후 해당 코인을 다시 코인마켓 거래소로 이체해야 한다. 이 과정이 복잡하고 불편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대부분 원화마켓 거래소만 이용하게 된다. 금융위원회 역시 지난해 상반기 가상자산 사업자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보고서를 통해 "코인마켓 사업자 21개 중 10개는 거래 수수료 매출이 없는 등 향후 지속적인 사업 영위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거래소들이 줄줄이 폐업하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지난 2021년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당시에도 대다수의 거래소들은 실명계좌를 발급받지 못 할 경우 거래소는 서비스 종료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한, 금융당국의 그림자 규제로 인해 은행이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발급해주길 꺼려하면서 사실상 정부가 업비트를 비롯한 주요 거래소의 독주 상태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국이 수월하게 가상자산 사업자를 관리하기 위해서 5개의 거래소 외에는 추가적으로 실명계좌를 발급할 수 없도록 은행을 압박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신규 거래소의 시장 진입은 꿈도 꾸지 못하고, 업비트가 80%의 점유율을 보이기 때문에 사실상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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