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제약, CSO 전환 독 됐다…외형‧수익 동반 위축
작년부터 일반의약품 위탁판매...지급수수료 확대 적자전환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2일 16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표=딜사이트)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경동제약이 비용절감 등을 위해 영업구조 개편을 단행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한 데 이어 위탁판매업체(CSO) 전환에 따른 수수료가 급증하며 이익까지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경동제약의 작년 매출은 16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04억원) 감소했다. 매출이 1700억원 밑으로 떨어진 건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 작년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250억원으로 전년 83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으며 당기순이익 역시 121억원에서 -207억원으로 손실을 기록했다.  


회사 수익이 악화된 이유는 CSO 전환에 따른 비용 지출이 컸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동제약은 작년 초 일반의약품(OTC) 영업구조를 CSO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CSO는 의약품 마케팅 및 영업을 위탁받아 대행하는 업체를 의미한다. CSO는 의약품 판매액에서 일정 비율의 수수료로 받는데 제약사와 품목별로 차이가 있다. 회사는 작년 632억원에 달하는 지급수수료를 지출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895.2%(600억원) 늘어난 수치다. 


문제는 지급수수료가 급증한 반면 매출은 감소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매출이 늘 경우 지급수수료가 증가하지만 외형이 감소했음에도 지급수수료만 증가한 셈이다. 초기 CSO 시스템 정착을 위해 과도한 수수료 정책을 펼친 영향으로 분석된다.  


판매비와 관리비 중 세금과 공과금 항목이 늘어난 부분도 눈의 띈다. 중부지방국세청은 2023년 10월27일 경동제약에 155억원 규모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의 법인세 통합조사에 따른 조치다. 이에 작년 세금과 공과금은 전년 24억원에서 124억원으로 412.2%(100억원) 증가했다.  


영업조직 개편으로 직원 규모는 크게 줄었다. 작년 말 기준 경동제약 직원 수는 382명으로 전년 대비 32.9%(187명) 감소했다. 이에 판관비 중 급여(284억→116억원), 퇴직급여(29억→11억원), 복리후생비(68억→16억원) 등의 항목이 급감했다. 


하지만 지급수수료와 세금과 공과금 증가 영향으로 판관비(1036억원)가 전년 대비 268억원 늘어나며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판관비율(판관비/매출) 또한 63.7%로 전년 대비 21.7%p(포인트) 상승했다. 비용 절감을 위해 CSO 전환을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를 거뒀다는 시장의 평가다. 


시장 관계자는 "경동제약이 매출 극대화와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 개선을 위해 CSO 전환을 시도했지만 오히려 상황이 악화됐다"며 "영업 전략과 비용 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경동제약 관계자는 "자체 영업에서 영업대행으로의 전환은 시장 확대와 더 높은 성장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영업대행 도입 후 초기 비용이 발생했지만 현재는 안정화된 상태다. 올해부터는 영업조직 개편으로 인한 비용 절감은 물론 수익성 개선 효과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동제약이 비용 절감 외에 리베이트에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해 영업구조를 전환했다는 시각도 있다. 앞서 경동제약은 2022년 11월21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불법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2억4000만원 규모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당시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경동제약은 2018년 2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병의원에 약 12억원 상당의 골프 비용을 지원하는 등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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