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소프트 사람들
완전자본잠식 라운즈, 해외서 답 찾는 김명섭·세민
⑤적자 규모 눈덩이...김명섭·세민 콤비 데스벨리 넘나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9일 08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명섭(가운데) 라운즈 공동대표가 25일 경기 판교 라운즈 플래그십 매장에서 구스 데커즈 스위스컴 이사회 비상임이사에게 안경 가상피팅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제공=이스트소프트)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이스트소프트에게 커머스 자회사인 라운즈는 '아픈 손가락'이다. 


라운즈는 증강현실(AR)과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아이웨어 커머스 사업을 영위하는 곳이다. 구체적으로는 2D 사진에서 안경 정보를 추출해 3D 정보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안경 모형을 만들어 소비자가 가상으로 안경을 써볼 수 있는 방식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스트소프트는 "라운즈 서비스에 적용한 기술은 3D 스캐너를 이용한 모델링 방식과 비교해 100분의1 수준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라운즈 앱이 국내 유일의 가상 피팅과 대량 판매가 가능한 아이웨어 앱으로 성장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라운즈는 서울 강남과 경기도 판교 직영 매장, 파트너 안경원 700여곳, 라운즈 앱과 홈페이지 '라운즈닷컴' 등을 통해 소비자 대상의 O2O(온·오프라인 연계) 안경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2년부터는 기업 대상의 B2B 전문 쇼핑몰도 운영 중이다.


이렇게 사업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악화된 재무구조 문제가 라운즈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수익모델이 아직 확고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술 개발 등에 상당한 비용 지출되고 있다. 


그만큼 김명섭·김세민 라운즈 공동대표의 어깨 역시 무겁다. 김명섭 대표는 이스트소프트 및 줌인터넷에서 쌓았던 O2O 사업 노하우를, 김세민 대표는 안경사로서의 전문성을 각자 살려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면서 재무구조도 개선해야 한다.   


◆ 매출 늘어도 아직은 순손익 적자


5일 이스트소프트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라운즈는 2023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순손실 20억원을 봤다. 전년 동기 24억원 대비 순손실 규모가 다소 줄었지만 흑자전환을 언제쯤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라운즈는 본래 딥아이라는 이름으로 2018년 5월부터 인공지능 기반 가상피팅 안경 쇼핑앱 '라운즈'를 운영해왔다. 2021년 10월 사명을 대표 서비스와 같은 라운즈로 바꿔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라운즈가 앱 서비스 라운즈를 통해 얻는 매출은 대체로 증가세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라운즈의 연간 매출액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8년 32억원, 2019년 44억원, 2020년 54억원, 2021년 52억원, 2022년 70억원이다. 


이스트소프트 전체 매출에서 라운즈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5.8%에서 2023년 상반기 기준 9.2%까지 높아졌다. 더불어 2021년부터는 라운즈 앱에 인공지능 기술이 본격적으로 적용됐다. 그만큼 이스트소프트가 라운즈에 거는 기대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스트소프트는 2월에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교환사채 50억원 규모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는데 개중 10억원을 증강현실 아이웨어 커머스 사업 확대에 쓰기로 했다. 앞서 2022년에는 라운즈 대상의 시리즈A 투자에도 참여해 18억원 규모를 출자했다.


김세민(오른쪽) 라운즈 공동대표가 2021년 2월 17일 김대현 글라스월드 대표와 함께 O2O(온·오프라인 연계)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라운즈)

◆ 완전자본잠식 해결이 숙제


다만 만성적인 적자 문제는 라운즈의 '아킬레스건'이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라운즈의 연도별 순손실을 살펴보면 2018년 7억원, 2019년 12억원, 2020년 7억원, 2021년 29억원, 2022년 70억원으로 불어나는 추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라운즈의 자본금 역시 연도별로 보면 2018년 7억원, 2019년 7억원, 2020년 15억원, 2021년 마이너스(-) 13억원, 2022년 마이너스(-) 64억원이다. 2021년부터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라운즈와 같은 IT 관련 기업은 실제 수익보다는 성장 가능성에 조명을 받는 만큼 사업 초기에는 자본잠식 상태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라운즈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던 2022년에 3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라운즈는 2018년부터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2023년 안에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고객과 투자자에게 사업 경쟁력과 재무구조 개선 능력을 동시에 입증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현재 법률상 도수가 있는 안경의 온라인 판매가 불가능한 점도 라운즈의 앞날에 큰 걸림돌이다. 소비자가 라운즈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도수 있는 안경을 바로 살 수 없는 만큼 핵심 사업모델인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도 제한되기 때문이다. 


◆ 김명섭 O2O, 김세민 안경 장기 살린다


이런 상황에서는 김명섭·김세민 대표의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김명섭 대표는 2021년 11월 라운즈가 딥아이에서 사명을 현재 이름으로 바꿨을 때 공동대표로 선임됐다. 당시 이스트소프트는 김명섭 대표를 O2O 사업 전문가로 소개한 바 있다.


김명섭 대표는 이스트소프트와 줌인터넷을 거쳐 라운즈로 자리를 옮겼다. 2021년부터 라운즈 이사로서 O2O 사업을 맡아왔다. 그가 대표로 선임된 이후 라운즈는 B2B 전문 쇼핑몰을 여는 등 사업 확대에 힘쓰고 있다. 


김세민 대표는 딥아이 시절부터 정상원 이스트소프트 대표와 함께 회사 공동대표를 역임해 왔다. 안경사 경력만 15년 이상이고 2016년까지 안경 판매 기업을 운영하다가 이스트소프트가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라운즈에 합류하게 됐다.


김명섭 대표와 김세민 대표는 B2B 사업 외에 해외 시장 역시 중장기적 수익원으로 바라보고 있다. 해외 시장은 국내와 같은 안경 판매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만큼 시장에 들어가는 데 성공하면 상당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는 김명섭 대표가 라운즈 플래그십 매장에서 스위스 최대 규모의 통신사인 스위스컴 임원단을 맞이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명섭 대표는 스위스컴 임원진에게 라운즈의 안경 가상피팅 기술과 O2O 커머스 모델 등을 소개했다.


당시 김명섭 대표는 "스위스컴 경영진에게 우수한 기술력과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할 수 있어 뜻 깊었다"며 "앞으로 라운즈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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