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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 44년 역사 평택공장, 용접로봇 구슬땀
판넬 용접 100% 자동화율…500억 투자, 2·3라인 통합 혼류 생산체계 갖춰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4일 14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기도 평택시 동삭로에 위치한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입구 전경. (사진=딜사이트)


[평택=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통상적으로 국내 완성차 시장에는 5개(현대차·기아·KG모빌리티·르노코리아·한국GM) 제조사가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자본의 순도(純度)를 따져보면 현대차, 기아, KG모빌리티(KGM)가 좀 더 '국산차' 타이틀이 어울린다. 사명에서 알 수 있듯 르노코리아와 한국GM은 각각 프랑스 르노(52.82%)와 미국의 GM(76.96%)이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현대차와 기아가 한 식구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완성차 회사는 2곳으로 압축된다. 제조업 강국인 한국의 산업계에서 KG모빌리티가 각별한 이유다.


평택공장은 KG모빌리티의 전신인 동아자동차가 설립되고 나서 2년 뒤인 1979년에 문을 열었다. 이후 수차례 회사의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키며 수많은 명차를 생산해 왔다. 지금도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코란도를 비롯해 무쏘(1993년), 이스타나(1995년), 체어맨(1997년) 등이 이곳 평택공장에서 만들어졌다.


지난 23일 방문한 KG모빌리티 평택공장에는 44년의 흔적이 곳곳에 배어있었다. 건물 군데군데 슬어있는 녹과 빛바랜 페인트는 곡진한 세월을 말해주고 있었다. 옛 사명인 쌍용자동차가 적힌 시설물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KG모빌리티 평택공장에서 근로자들이 토레스EVX 차량을 조립하고 있다. (제공=KG모빌리티)

하지만 조립1라인으로 들어서자 외관과 달리 내부가 말끔히 정리돼 있어 안전한 작업장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아직 도색되지 않은 화이트 바디(Body·차체)가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조립 1라인에서는 모노코크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6종의 모델(티볼리·티볼리 에어·코란도·코란도 이모션·토레스·토레스 EVX)이 생산된다.


조립라인은 '의장→ 사시→ 파이널'로 이어지는 3단계를 거친다. 의장 단계에서는 배선과 대시보드, 시트 등 인테리어와 관련된 부품이 장착된다. 의장이 이뤄지는 구간을 지나 사시 단계로 이동하자 차량 하부에 해당하는 쿼드프레임(Quad Frame)이 라인 한 켠에 자리하고 있었다.


근로자들이 엔진과 배터리 등 사시 작업에 여념이 없는 사이 공장 전체에 멜로디가 울려 퍼졌다. 10분간 휴식을 알리는 신호음이었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법적으로 2시간에 한 번씩 10분간 작업을 중지하고 쉬도록 보장돼 있다"며 "이때에 맞춰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간식을 먹으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고 말했다. 휴식 종료가 임박하자 근로자들은 하나 둘 자리로 복귀해 근무를 재개할 준비를 마쳤다. 조립 최종 단계인 파이널 구간에서 타이어와 도어 등이 부착되자 완성품의 자태를 드러냈다.


KG모빌리티 평택공장에서 근로자가 외장 파이널 과정에 해당하는 타이어 장착이 이뤄지고 있다. (제공=KG모빌리티)

조립1라인 인근에 위치한 3라인은 평택공장의 달라진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연말 500억원을 투자해 2라인(모노코크)과 3라인(프레임)을 통합하는 공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3라인에서는 모노코크와 프레임 타입의 혼류 생산이 가능해졌다. 프레임 방식으로 제조되는 렉스턴(스포츠·칸 포함) 외에도 모노코크 타입인 토레스 EVX의 생산도 이뤄지며, 내년에는 하이브리드 차량도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차량의 바디를 제작하는 곳인 차체 1공장에 들어서자 기계음이 더욱 크게 들렸다. 188개의 로봇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판넬 용접을 하고 있어서다. 용접 불꽃에서 과학기술의 총아인 자동차 산업의 역동성을 느낄 수 있었다. 차량의 주민등록번호에 해당하는 차대번호 타각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품질 확인과 미세 조정 정도만 사람에 의해 이뤄질 뿐 차체는 대부분의 작업을 로봇이 담당할 만큼 높은 자동화율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KGM은 44년의 역사가 서려있는 평택공장을 이전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KGM은 중장기 목표인 연간 30만대의 생산능력 갖추기 위해 예전부터 공장을 이전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현재 조립1라인(12만5000대)과 3라인(12만5000대)을 합친 평택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25만대 수준이다. 다만 아직 공장 이전의 첫 단추격인 부지 마련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아직 기약은 없는 상태다. KGM은 직원들의 삶의 터전 유지를 위해 평택 관내에 새터를 마련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박장호 KGM생산본부장은 "500억원을 투자해 기존 2라인과 3라인을 통합한 것과는 별개로 평택공장을 이전할 계획"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공장을 이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며, 적합한 부지를 찾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KG모빌리티 평택공장에서 로봇이 차량의 뼈대에 해당하는 바디 용접을 하고 있다. (제공=KG모빌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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