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수수료 받고 자회사 경영자문…실속은 '물음표'
5개 종속사와 경영자문 계약…2년 만에 순이익 8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6일 17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롯데칠성음료(롯데칠성)가 자회사를 상대로 수수료를 받고 경영자문과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효과 측면에선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롯데칠성의 생산과 판매 등 사업적인 부분에서의 성공 DNA를 심어주기 위한 자문을 추진했던 목적과는 달리 이들 자회사들의 수익성은 오히려 후퇴했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은 2021년 3분기에 자회사들과 경영자문 및 경영지원 용역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일부 자회사들은 자문에 따른 수수료를 롯데칠성에게 지불하고 있다. 현재 국내 생수 생산법인 ▲백학음료 ▲산청음료 ▲CH음료와 해외 주류법인 ▲주류미국(LOTTE Beverage America) ▲주류일본(LOTTE LIQUOR JAPAN CO) 5곳과 해당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된다. 용역의 대가는 경영자문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회사의 비용 등에 5%의 수수료율을 가산하여 지급한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5곳의 자회사들이 이미 롯데지주와 경영자문과 경영지원 용역계약을 맺고 있단 점이다. 즉 롯데칠성과 경영자문 관련 계약을 새로 채결하면서 용역비를 추가로 지불하게 된 셈이다. 다만 5개 자회사 가운데 미국과 일본법인의 경우 롯데칠성이 롯데지주에 용역비를 합산해 치르고 있어 국내 3개 법인은 롯데지주와 롯데칠성에 이중으로 용역비를 내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롯데지주가 수행하고 있는 경영자문 용역은 인재육성 정책과 중장기 경영전략 등 그룹의 정책적인 부분이며 롯데칠성과 자회사들이 체결한 계약은 생산·판매 노하우 등 좀 더 구체적인 사업의 자문역할일 것"이라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롯데칠성이 자회사 경영자문에 나선 지 2년이 훌쩍 넘었지만 해당 법인들의 수익성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5개 자회사의 통합매출액은 ▲2021년 1517억원 ▲2022년 1684억원 ▲2023년 1697억원으로 늘었던 반면 이 기간 순이익은 101억원→80억원→23억원 순으로 줄곧 감소했다.


국내 3개 자회사로 좁힌 합계 매출액도 ▲2021년 802억원 ▲2022년 948억원 ▲2023년 901억원으로 변동됐고 이 기간 영업이익은 88억원→60억원→17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2021년 10.9% ▲2022년 6.3% ▲2023년 1.9%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순이익 역시 2021년 81억원에서 2022년 62억원, 2023년 3억원으로 각각 줄어들었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롯데칠성이 자회사들과 따로 경영자문 등의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법적인 문제를 야기시키진 않는다"면서도 "다만 주주입장에서 2년간의 경영자문 활동에도 효용성이 있었는지 의문이 들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컨설팅 회사도 1~2년 동안 효과를 내지 못하면 교체되는 게 실정이다"며 "롯데칠성이 받는 용역비가 적더라도 자회사 실적에 도움이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충분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 관계자는 "종속회사와 경영자문과 경영지원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용역의 대가는 대상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회사의 비용 등에 일정 수수료율을 가산하여 지급받고 있다"며 "다만 공시 내용 외에는 구체적인 활동과 실적에 대해 밝힐 수 없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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