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리포트]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 재개 청신호…김동선 입지 확대
김동선 부사장,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 맡아…레져·유통·건설 진두지휘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2일 08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동선 ㈜한화 해외건설사업 본부장 부사장. (제공=한화)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한화 건설부문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개발사업을 재개하고 해외사업 확대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린다. 비스마야 개발사업은 건설부문에서 수주한 역대 최대 규모 해외사업으로 꼽힌다. 이라크 정부의 대금 미납 탓에 사업이 멈춘 지 1년여가 지났는데, 최근 공사 완전 재개 기대감이 부각되고 있다.


비스마야 사업이 초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중단된 사업을 정상궤도로 돌려놓게 되면 대규모 매출이 발생해 실적 개선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 ㈜한화는 지배구조 정점에서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라크사업 재개와 그 성과에 힘입어 올해 초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에 오른 김동선 부사장의 그룹 내 입지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김 부사장이 레저, 유통 등 사업과 함께 건설부문까지 이끄는 지배구조가 굳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이라크 사상 최대규모 신도시 사업 수주, 본격 재개 '청신호'


12일 ㈜한화에 따르면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개발사업과 관련해 건설부문은 발주처 이관(Hand over)을 마치지 못한 부분에 한정해 최근 마무리 공사에 들어갔다.


발주처 이관을 위한 '부분 재개'(마무리공사)와는 별개로 ㈜한화는 비스마야 개발사업의 '완전 재개'를 놓고 발주처인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와 변경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비스마야사업은 현재 계약이 타절(중간에 해지)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핸드오버(이관)를 위한 마무리공사가 끝난 뒤 잔여공사를 시작하려면 다시 계약을 맺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비스마야 신도시 개발사업은 ㈜한화 건설부문(한화건설)이 따낸 101억달러 규모 초대형 프로젝트다. ㈜한화 건설부문 역사상 최대규모 해외수주에 해당한다. 이라크 수도인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주택 10만여 가구 및 사회기반시설 등 신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한화건설(현 ㈜한화 건설부문)은 2012년에 80억달러 규모 주택사업에 이어 2015년에 21억달러 규모 사회기반시설 조성사업을 수주했다. 하지만 2022년 10월 발주처인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의 미납 공사대금이 약 8000억원에 이르게 되자, 한화건설은 대금 미지급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최소한의 인력 및 자원만 남겨둔 채 현장에서 철수했다.



이라크 NIC가 2023년 1월 사업재개를 요청하며 협상을 시작했고 지난해 말까지 약 4000억원의 미납 대금을 지급했다. 공사중단 당시 ㈜한화는 주택 약 3만가구 건축을 완료했었지만 이 가운데 1만가구는 일부 토목 및 조경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발주처에 이관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한화는 4000억원 규모 미수금이 해결된 데 따라 발주처에 넘기지 못한 1만가구의 마무리공사를 진행해 이관까지 마친다는 계획이다.


◆ ㈜한화, 사업재편 이후 건설부문 실적 의존도 압도적


지난해 말 기준 비스마야사업 관련 수주잔고는 주택 5조4627억원, 사회기반시설 1조8747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스마야 개발사업을 두고 변경계약이 체결돼 프로젝트가 정상궤도에 오른다면 7조3374억원 규모의 수주잔고는 공사 진행에 따라 매출로 인식된다.


비스마야 프로젝트를 수주하던 2012년, 2015년과 비교했을 때 금융비용, 원자재 가격 등 건설원가가 대폭 인상됐다. 이와 같은 사항이 변경계약에 반영된다면 ㈜한화가 인식할 수 있는 매출은 더 증가할 수도 있다.


변경 전 계약에 따르면 비스마야 개발사업의 공사기한은 2027년 12월까지다. 공사가 중단됐던 시기 등을 고려해 변경계약이 체결된다면 향후 4~6년에 걸쳐 7조원 이상의 매출이 반영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비스마야 사업을 통해 1년에 평균 1조2천억~1조8천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2023년 별도기준 ㈜한화의 연간 매출은 7조186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출의 68.6%에 해당하는 4조9303억원이 건설부문에서 나왔다. 지난해 건설부문 연간 매출을 기준으로 비스마야사업을 통해 연평균 24%~37% 수준의 매출이 추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가 오는 7월1일을 기일로 삼아 사업구조 개편을 마무리하게 되면 건설부문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의 사업부문은 ▲건설 ▲글로벌 ▲모멘텀으로 나뉘는데, 이번 사업구조 개편이 마무리되면 모멘텀 부문은 물적분할 및 사업양도에 따라 ㈜한화에서 사라지게 된다. 건설부문 아래 있던 해상풍력 사업과 글로벌부문에 속한 플랜트 사업은 한화오션으로 양도된다.


모멘텀 부문 매출 전부와 해상풍력 및 플랜트 매출이 사라지는 데 따라 ㈜한화에는 건설부문과 글로벌부문만 남는다. 글로벌부문과 모멘텀부문의 지난해 매출 비중은 18.6%(1조3374억원), 10.0%(7172억원)에 그쳤다. 남아있는 건설부문의 비중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비스마야사업에서 발생하는 매출까지 더해진다면 ㈜한화의 건설부문 의존도는 압도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 오너가 김동선 부사장, 건설부문 해외사업 본부장으로 ㈜한화 복귀


㈜한화는 올해 초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에 김동선 부사장을 선임했다. 김 부사장은 과거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한화건설에서 일했었다.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를 수주하던 2012년과 2015년에는 해외부문에 몸담고 있었으며 이라크 근무 경험까지 지니고 있다.


2017년 한화건설을 떠난 뒤 약 7년 만에 ㈜한화 건설부문으로 복귀하면서 이라크 프로젝트는 물론, 해외사업 전반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김 부사장이 책임자로 선임된 만큼 비스마야 사업 재개와 그에 따른 성과 모두 김 부사장의 공로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김 부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이다. 지난해 말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그룹 내 입지를 한층 단단히 했다. 김 부사장이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로보틱스 등 계열사에서 전략 담당 임원으로 근무하고 있어 해당 계열사들은 향후 김 부사장이 경영권을 승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화가 사업구조 개편 카드를 꺼내들면서 ㈜한화 내에서 건설부문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 부사장으로서는 대규모 해외사업 재개를 통해 건설부문 매출을 끌어올리고 나아가 ㈜한화의 실적까지 개선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이다.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 실적을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김 부사장의 그룹 내 입지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 레저, 로봇 사업 외에 건설부문까지 김 부사장이 책임지게 될 수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비스마야 사업의 전면 재개를 위해서는 발주처와 협의가 이뤄져야 하는 탓에 결과를 예단하기는 힘들다"며 "다만 이라크 정부가 미수금 일부를 지급한 것은 협상에 있어 긍정적 시그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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