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켐생명과학, 신사업 '지지부진'
2021년 이후 24개 사업 추가…작년 3월 백신사업 중단 등 92% '흐지부지'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5일 17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충청북도 제천시에 있는 엔지켐생명과학 공장 전경. 엔지켐생명과학 제공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엔지켐생명과학의 신사업 추진 성과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사업 확장을 위해 2021년 이후 사업목적을 대거 추가했지만, 대부분의 사업을 중도 포기하거나 계획조차 못 잡고 있는 답보 상태다.


일각에서는 엔지켐생명과학이 신약 후보물질 'EC-18'을 통한 별다른 개발성과를 내지 못하고 매년 영업손실을 이어오고 있어 신규 성장동력 발굴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기준 엔지켐생명과학의 정관상 사업목적은 36개로 나타났다. 이 중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은 10개에 불과하다.


엔지켐생명과학은 2021년 3월과 2022년 9월 주주총회를 통해 신규 사업목적을 대거 추가했다. 2021년 17개, 2022년 7개 등 총 24개의 신사업을 추가했다. 당시 엔지켐생명과학은 "수익사업 확장 및 미래사업 진출 대비를 위함"이라며 사업목적 추가 이유를 밝혔다.


당시 추가한 주요 사업 목록을 살펴보면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사업 ▲건강기능식품 온라인 몰 판매 ▲첨단소재의 연구개발 및 제조판매 ▲진단기기, 의료기기, 환경기기 사업 ▲디지털 헬스케어 등이 있다.


24개 중 현재 영위 중인 사업은 ▲액셀러레이터 활동(창업자 선발, 보육, 투자 등) 및 투자조합 출자 ▲각 호에 관련된 위탁제조판매업 등 2개 뿐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액셀러레이터 활동 및 투자조합 출자' 사업과 관련해 ▲1단계(2023년) 유망기술기업 선발 후 성장지원을 위한 Seed~Pre A 1차 투자(당사 고유계정 투자) ▲2단계(2024년) 혁신적 연구개발기업 대상 Series A 투자(TIPS 펀드 협력) ▲3단계(2025년) 상업화 성과 유망기술기업 대상 Series B투자(VC 펀드 협력, 후속 투자 유치) 등의 추진계획을 밝혔다. 회사 측은 "단계별 유망기술기업 투자 진행 계획을 수립 중이며, 향후 추진과정에서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나머지 22개 사업은 중도에 포기했거나 향후 구체적인 추진 계획조차 없는 상황이다. 일례로 엔지켐생명과학이 2021년 3월부터 추진해 오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등 글로벌 백신 사업은 2년 만인 작년 3월에 종료했다.


앞서 엔지켐생명과학은 2021년 5월 글로벌 백신사업 진출을 위해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그해 11월 세계최초 코로나19(COVID-19) 플라스미드DNA(pDNA) 백신 개발사인 인도 자이더스와 제조라이선스 기술이전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2022년 3월에는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로 자금조달(1685억원)을 완료하고 자이더스로부터 백신 기술이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해 3월 백신사업 추진을 위해 조직한 글로벌백신사업본부를 사업 중단으로 폐지했으며, 자이더스로부터 기술이전도 함께 중단했다.


백신사업 추진과 관련해 엔지켐생명과학이 추정한 투자 및 예상자금 소요액은 2022년 6522억원, 2023년 9913억원 등 2년간 총 1조6435억원이었다. 하지만 사업이 중도에 좌초되면서 엔지켐생명과학이 해당 사업을 통해 2년간 벌어들인 매출은 전혀 없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pDNA백신 상용화 부진, COVID-19 엔데믹에 따른 글로벌 백신환경 변화 등의 국내외 중대사정 변경으로 백신사업의 수익성 및 사업성 재검토 후 사업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이 추진한다던 다른 신사업도 모두 답보 상태다. 구체적인 추진 계획과 시기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로 추진여부를 검토 중이긴 하지만 진척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상황이 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엔지켐생명과학의 신사업 발굴 의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매년 영업손실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신규 성장동력 발굴과 이를 위한 추진 계획 확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엔지켐생명과학이 수익사업 확장 등 미래사업 진출을 대비해 신규 사업목적을 대거 추가했지만 대부분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며 "신약 후보물질 'EC-18'을 통한 별다른 개발성과를 내지 못하고, 매년 영업손실을 이어오고 있는 만큼 신규 성장동력 발굴과 사업 추진 계획 확립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신사업과 관련해 엔지켐생명과학 측은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과 수익사업 우선추진으로 신사업 계획은 검토 단계에 있다"며 "향후 추진 계획 및 시기는 미확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업계획이 미확정 돼 사업 추진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향후 1년 이내에 추진계획이 잡힐 경우 조직 및 인력확보 계획, 추진 일정 등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