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S 비율 제고' 롯데손보, 체질개선 시험대
지난해 최대 실적 성과 앞세워 공모시장 찾아…800억 후순위채 발행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0일 18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롯데손해보험)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8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 올해 보험사 중 처음으로 자본성증권 발행에 나선다. 대주주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번 공모조달은 그간의 재무구조 개선 성과를 평가받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21일 수요예측을 거쳐 총 8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다. 만기는 10년으로, 콜옵션(조기상환권) 행사 시점은 5년 뒤인 2029년 2월이다. 롯데손해보험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 등급은 A0로, 이번 후순위채 등급은 1노치(notch) 낮은 A-로 부여됐다. 롯데손해보험은 이날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2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에도 7월, 11월 등 두 차례에 걸쳐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각각 400억원 규모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롯데손해보험은 7월 발행에서는 600억원, 11월에는 790억원의 투자수요를 모았다. 지난해 두 차례의 후순위채 희망금리밴드 상단은 각각 7.50%, 7.55% 수준이었다.


이번 후순위채 공모 희망금리밴드는 6.20~6.80%로, 지난해 대비 70bp(1bp=0.01%포인트)가량 금리밴드 상단을 낮췄다. 이는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채권시장 금리가 낮아진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롯데손해보험의 후순위채와 같은 신용도인 A-등급 회사채의 10년물 금리는 지난해 11월 초 7.8%에서 이달 초 6.8% 안팎으로 낮아진 상태다.


롯데손해보험의 연이은 자본성 자금 조달은 지난해 새로운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에 따라 도입된 신지급여력(K-ICS) 비율 제고를 위한 성격이 짙다. K-ICS 비율은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대비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 비중을 나타낸 지표로,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08.4%였다.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은 150%다.


다만 보험위험액 산출 관련 경과조치를 적용하지 않은 롯데손해보험의 K-ICS 비율은 148.9%로 다소 미흡한 수준인 데다가, 올해 12월 8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콜옵션 행사를 앞두고 있어 선제적인 자본 확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가용자본과 요구자본 기준으로 이번 8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 효과를 적용하면 K-ICS 비율(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은 153.2%로 높아진다.


롯데손해보험의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최근 롯데손해보험 매각 작업에 돌입한 상태로, 이번 공모 조달은 롯데손해보험의 체질개선 노력을 평가받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순이익 3024억원을 기록하면서 1946년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을 거뒀다. 롯데손해보험의 대주주가 지난 2019년 롯데그룹에서 JKL파트너스로 바뀐 이후, 수익성이 낮은 자동차보험·저축성 보험 비중을 낮추고 장기보장성보험 위주로 보험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을 추진해 왔다.


이번 후순위채 주관업무는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교보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주관사 한 관계자는 "올해 보험사 첫 자본성 증권 발행이긴 해도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에도 두 차례에 걸쳐 넉넉한 자금을 받아 증액까지 한 곳이라 큰 부담이 없다"며 "회계기준 전환 영향도 있지만 최대주주의 체질개선 노력이 성과를 거두면서 롯데손해보험의 재무구조가 눈에 띄게 좋아져 시장에서도 우호적인 평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손해보험의 자본적정성 지표 추이.(자료=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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