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풀무원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는 '두부바(Tofu Bar)'를 앞세워 일본시장 적자 탈출에 나선다. 두부바 매출 비중 확대와 식물성제품 브랜드 강화 등이 주요 전략이다. 아울러 다양한 신제품 라인업과 비편의점 유통망도 확대하며 적극적인 수익성 개선에 방침이다.

풀무원은 2014년 당시 일본 유부 1위, 두부 4위 기업이었던 아사히식품공업(현 아사히코)을 인수하며 일본시장에 진출했다. 미국과 중국에 이은 세 번째 해외 진출국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일본시장 매출은 전체 풀무원식품 해외매출의 19.6%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65.2%)에 이은 두 번째로 기여도가 높은 시장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수익을 내지 못했다. 인수 직후인 2015년부터 2023년까지 누적 순손실만 1081억원에 달한다. 공장 증설과 설비 구축 등 대규모 투자가 지속된 영향이다. 

긍정적인 부분은 꾸준한 매출과 함께 적자 폭을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1200억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했고 2022년에는 1140억원, 지난해 1099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1000억원대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적자 폭이 줄어들고 있는 부분도 고무적이다. 일본법인인 아사히코의 당기순손실은 2021년 129억원과 2022년 139억원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59억원까지 감소했다.

경영실적 개선은 일본 내 효자상품으로 부상한 두부바 덕이 크다. 두부바는 2020년 11월 신규 론칭한 식물성단백질 제품으로 아사히코의 차별화된 제조법과 포장기술로 생산하고 있다. 두부바는 일반 두부나 유부, 콩나물보다 유통기한이 길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제품으로 꼽힌다.  

현재 아사히코 전체 매출 중 두부바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 내외다. 나머지 약 70%는 두부와 유부 등의 전통적인 식재료가 차지하고 있다. 두부바의 매출 기여도가 아직 크지 않지만 상대적인 고수익 제품으로 수익성 개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두부바는 출시 1년 만에 1000만개 판매됐고 출시 3년여 만인 올해 3월 6000만개 이상 돌파했다. 두부바 매출 호조에 따라 현재 일본 내 3대 편의점(세븐일레븐, 로손, 패밀리마트)에 모두 입점한 상태다. 전국 약 3만개 지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풀무원식품은 두부바 매출 비중을 높이고 원가절감과 비용효율화를 통해 올해 일본법인 흑자전환을 해낸다는 목표다. 풀무원식품은 두부바의 성장 기대감으로 2022년 아사히코 지분을 추가 매입하기도 했다. 당시 아사히코 지분 38.5%를 567억원에 매입하며 현재는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다. 

아사히코는 두부바 수요에 대응해 생산공장 추가 증설도 진행 중이다. 2022년 1월과 지난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현지 교다공장 생산라인을 증설했고 올해 추가 증설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통해 생산능력을 월 218만개에서 월 300만개까지 확대해 공급물량을 확보할 방침이다. 일본 공장은 총 5곳(오마치. 아즈미노, 가나가와, 교다, 쯔끼요노공장)이다. 두부바는 교다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우봉 풀무원 전략경영원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올해 상반기 일본 내 생산설비 증설이 예상된다"며 "증설이 완료되면 매출 성장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사히코는 그릴드 비건과 하이 프로틴 등 다양한 신제품 라인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콩과 톳 같은 원물 함유형 제품군을 강화해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탠다. 

편의점 중심이었던 유통채널도 확대할 방침이다. 편의점 뿐 아니라 일반 유통과 B2B(기업간거래)시장, 창고형 대형마트 채널까지 유통망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아사히코는 2022년 일본 유명 외식전문점 야요이켄 370여개 지점에 식물성 대체육을 공급해오고 있다. 

이우봉 전략경영원장은 "(비편의점) 채널 매출을 30% 이상 끌어올리는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녕찬 기자 knc@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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