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적자 늘었는데…재무건전성 개선
순손실 4000억, 유동비율·순차입금 제고…피프스시즌 손상차손 950억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7일 16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CJ ENM)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CJ ENM이 지난해 4000억원 규모의 순적자를 냈음에도 재무건전성을 제고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자산 유동화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한 점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다만 피프스시즌 투자유치 과정에서 지분가치 하락으로 손상차손을 950억원 반영한 점은 아쉬움으로 꼽혔다. 


CJ ENM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38.8%로 잠정집계 됐다. 전년 대비 1%포인트 상승했지만 연간 4000억원의 순손실을 낸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의 결과다. 


CJ ENM은 지난해부터 재무건전성 정상화를 우선과제로 삼았다. 2022년 10월 CJ그룹의 '재무통'인 구창근 대표를 선임한 것도 이재현 회장의 복심으로 풀이된다. 그는 취임 후 대대적 조직개편을 단행했고, 기존 9개 본부를 산업단위별 5개 체제로 개편했다.


이는 CJ ENM이 순차입금 증가로 부채비율이 상승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CJ ENM은 2022년 1월 9300억원을 들여 피프스시즌(옛 엔데버콘텐트)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피프스시즌이 보유하고 있던 4000억원의 차입금이 유입되며 부채비율이 치솟았다. 실제 CJ ENM의 부채비율은 2021년 88.9%에서 2022년 137.8%로 48.9%포인트 올랐다.


한국신용평가는 CJ ENM의 신용등급 등락 요인으로 실적 개선과 차입금 감축 여부를 꼽기도 했다. 지난해 9월 보고서를 통해 CJ ENM의 순차입금이 2023년 상반기 2조6583억원에 달하는 만큼, 차입금 축소 여부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피프스시즌 인수전인 2021년 CJ ENM의 순차입금은 6900억원이었다.


CJ ENM은 단순 투자 등 사업 연관성이 떨어지는 비영업자산을 유동화해 현금을 유입시키고 부채를 상환해나가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후 지난해 1분기 보유 중이던 삼성생명보험·엘지헬로비전 주식 전량과 에이스토리 지분 일부를 처분했다. 장부가액 기준 270억원 규모다.


지난해 8월에는 빌리프랩 지분 전량을 1471억원에 처분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법인 피프스시즌이 일본 엔터테인먼트 기업 토호(Toho)사로부터 2억2500만달러(약 29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덕분에 올해 146억원의 영업손실과 3996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순차입금 규모는 전년(2조2535억원) 대비 1100억원 감소한 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유동비율 역시 같은 기간 8.9%포인트(72.8%→81.7%) 개선했다.


CJ ENM 관계자는 "연간 실적이 많이 부진했지만 자산 매각, 투자유치를 통해 재무건전성을 개선했다"며 "비영업자산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올해도 시장상황을 지켜보면서 재무구조를 개선할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프스시즌의 투자유치 과정에서 손상차손이 반영된 점은 옥의 티다.


앞선 CJ ENM 관계자는 "CJ ENM이 피프스시즌을 인수할 당시 콘텐츠 제작사가 호황이였지만, 현재는 20~25% 정도 가격이 낮아졌다"며 "이에 지난해 약 950억원의 손상차손을 반영했다"고 전했다. CJ ENM은 2022년에도 피프스시즌에 518억원의 영업권 손상차손을 반영했다.


손상차손이란 기업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할 때 장부가를 조정하는 작업을 말한다. 손상차손을 반영할 시 기업은 재무제표에서 차손이 난 만큼 자산의 규모를 줄이고 손익계산서 상에는 영업외비용에 차손가액을 넣어야 한다. 즉 CJ ENM이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낸 것은 피프스시즌의 투자유치가 적잖은 영향을 미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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