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카오게임즈의 실수는 병가지상사?
'우마무스메' 논란 키운 연이은 실수…이용자와 소통에서 진정성 보여야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3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모바일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출처=카카오게임즈)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는 말이 있다. 전쟁에서 실수 한 번은 늘 있는 일이라는 뜻이다. 어떤 일이든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빗대는 데도 쓰인다. 다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이 말은 한 번 이상의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는 점을 암시하기도 한다. 전쟁에서도 한 번의 실수는 있을 수 있지만 두 번 세 번이 되면 패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게임즈가 국내에 서비스하는 일본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를 둘러싼 논란은 위의 말을 상기하게 만든다. 이 논란은 복합적인 원인으로 불거졌지만 근본적으로는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운영에 대한 이용자의 불만에서 시작됐다. 중요한 캐릭터의 뽑기 기간에 긴급점검을 진행한다거나 중요한 이벤트를 늦게 공지하고 일본보다 게임 내 재화를 적게 지급하는 등의 상황에 이용자들이 반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서 카카오게임즈는 한 번의 실수를 저질렀다. 카카오게임즈가 8월 24일 우마무스메 공식 카페에 올린 첫 사과문에는 논란이 된 사안 일부의 내용이 생략됐다. 이용자들에 대한 보상과 운영 부실의 재발 방지 등도 약속되지 않았다. 결국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카카오게임즈 본사 앞에 마차를 보내는 '마차 시위'로 대응했다. 


카카오게임즈는 9월 1일 2차 사과문을 올렸다. 이때 이용자들과 소통을 제대로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면 우마무스메 사태가 지금처럼 커지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카카오게임즈는 이 사과문에서도 이용자들의 간담회 개최 요구 등에 대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용자의 소통 요구를 무시하는 두 번째 실수를 저지른 셈이다. 


두 번째 실수에 따른 대가는 컸다. 우마무스메 이용자 대표단은 9월 2일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의 공식 사과와 우마무스메 관련 직원 교체, 간담회 개최와 전담 팀 신설 등을 골자로 담은 요구사항을 내놓았다. 더불어 불매운동과 집단소송까지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결국 조 대표는 9월 3일 공식 사과문을 올렸고 같은 달 17일 이용자 간담회도 열렸다. 그러나 이용자 대상의 보상과 환불 여부를 놓고 카카오게임즈와 이용자 대표단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간담회는 파국으로 끝났다. 


카카오게임즈는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바삐 뛰고 있다. 조 대표가 간담회 직후인 9월 18일 재차 사과했고 카카오게임즈도 같은 달 21일 우마무스메 책임자 교체와 대표 직속의 개선 TF 설치 등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용자 대표단은 환불을 받기 위한 집단소송 절차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입장도 이해는 간다. 이용자와의 소통은 중심을 잡기 힘든 개념이다. 이용자가 의사결정의 주체 중 하나로 등장하는 웹3.0 게임이 보편화된다면 또 모를 일이다. 그러나 아직은 게임사가 의사결정을 전적으로 담당하는 웹2.0 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사가 게임 운영에 있어 어느 정도 선까지 이용자의 의견을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명확한 기준이 없다.


그러나 카카오게임즈가 이용자와 소통에서 연이어 실수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이용자들이 요구한 '소통창구 신설' 문제에 대해 두 차례나 무대응으로 일관한 점이 논란의 규모를 더욱 키웠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네 번의 사과로 이어졌다. 네 번째, 혹은 그보다 더 이어질 사과가 이용자들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을까. 앞으로 카카오게임즈가 얼마나 소통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지에 따라 달린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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