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투자 '숨고르기'…G마켓 '콜옵션' 포기
지마켓 모회사 지분 19.99% 매수 포기…우선매수권도 보유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9일 15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 본사(제공=이마트)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이마트가 G마켓 잔여지분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콜옵션)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의 전체 경영실적이 하락한 데다 그간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던 터라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이마트가 굳이 지분을 매입 하지 않더라도 지배력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콜옵션을 행사할 필요가 없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이마트는 2021년 10월 자회사 에메랄드SPV를 통해 이베이코리아(옥션·G마켓) 지분 100%를 들고 있는 아폴로코리아 회사의 지분 80.1%를 3조4404억원에 인수했다. 아폴로코리아는 과거 이베이코리아를 지배하던 영국 소재 이베이KTA가 자회사 매각을 위해 새로 설립한 법인이다. 이에 '이마트→에메랄드SPV→아폴로코리아→지마켓'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형성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마트가 아폴로코리아 잔여지분 19.9%에 콜옵션을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콜옵션 계약 만기는 지난해까지였지만 이마트는 해당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단순 콜옵션 행사계약 기간이 종료된 것"이라며 "특별한 이유는 없으며 향후 지분 매입 계획도 미정"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이마트가 콜옵션을 행사하기에 여건이 녹록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먼저 이마트의 경영실적 부진이 이유로 꼽힌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46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사상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개별기준으로도 전년 대비 27.3% 감소한 188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이마트는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사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도 했다. 


신용평가사들도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줄줄이 하향했다. 이들은 대형마트 경쟁력 약화와 이마트 자회사들의 경영실적 부진을 지적했다. 서민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대형마트의 업황이 악화된 데다 건설부문의 실적 부진으로 이마트의 이익창출력이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이마트가 그간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던 터라 재무부담도 커진 상태다. 이마트는 2021년 G마켓 인수와 더불어 W컨셉코리아, SK와이번스, SCK컴퍼니 지분 추가 취득 등을 이어가며 약 3조9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했다. 2022년에도 3000억원을 들여 미국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 인수를 단행했고 부동산 개발 등으로 자금 소요를 지속해왔다.


이익은 줄어드는데 지속적으로 현금이 유출되다 보니 G마켓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을 것으로 시장에선 판단하고 있다. 실제 이마트의 작년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9조2617억원, 총 차입금은 11조5398억원에 달했다. 이에 이마트는 지난해 이자비용으로만 4167억원을 지불했다. 


G마켓이 이마트 품에 안긴 지 2년이 지났지만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G마켓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19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2.2%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321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인수 후 1000억원에 달하는 누적 영업적자를 냈다.


앞선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G마켓 인수 이후 통합 판촉행사 등 공격적인 마케팅 탓에 2021년을 기점으로 이마트의 온라인 부문 실적부담이 확대됐다"며 "지난해 이익중심 전략으로 영업손실 규모가 다소 줄었지만 높은 비용부담이 여전히 채산성 확보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마트가 잔여지분을 매입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베이KTA가 남은 지분을 제 3자에게 매각하더라도 이마트의 지배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시장 관계자는 "G마켓의 실적이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 굳이 지분을 인수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이미 약 80%의 지분을 확보해 G마켓의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이마트와 G마켓의 사정이 나아진 후에 지분을 매입하는 게 더 좋은 방안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와 같이 이커머스의 기업가치가 낮아진 상황에 이베이KTA가 G마켓의 지분을 3자에게 매각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며 "잔여지분에 대해 콜옵션 외에 우선매수권도 걸려 있기 때문에 이베이KTA가 매각을 시도할 경우 그 때 지분을 사와도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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