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홀딩스, 수익 악화 돌파구는
작년 영업이익 적자전환…자회사와 디지털헬스케어 협력 발판 마련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2일 16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금융감독원)


[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녹십자홀딩스가 수익 개선을 위한 돌파구 찾기에 분주하다. 자회사들의 부진 탓에 영업적자가 현실화되자 신규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녹십자홀딩스는 이달 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상정하고 사업목적을 추가한다. 새롭게 더해지는 사업은 ▲시장조사, 경영자문 및 컨설팅업 ▲특허권, 브랜드 및 상표권 등의 지식재산권 관리 및 라이선스업 ▲자회사 등과 상품 또는 용역의 공동개발·판매 및 설비·전산시스템의 공동활용 등을 위한 사무지원 사업 등이다.


녹십자홀딩스는 2001년 3월 생명공학·헬스케어 관련기업을 사업자회사로 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회사는 현재 주요 자회사인 녹십자를 필두로 총 46개(국내 28개, 해외 18개)의 계열회사를 산하에 두고 있다. 지주사로서 경영전략 수립과 조정, 신규 전략사업 진출 등을 담당하고 있으며 직접적인 제품 생산은 하고 있지 않다.


녹십자홀딩스가 이번 주총에서 사업목적을 추가하는 것은 최근의 수익 악화와 무관치 않다. 지난 5년간 녹십자홀딩스의 매출액은 2018년 1조5487억원에서 2019년 1조4936억원, 2020년 1조7193억원, 2021년 1조8406억원, 2022년 2조7996억원, 2023년 2조579억원으로 매년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면 2018년 493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작년 202억원의 영업손실로 오히려 악화됐다. 이에 현금성자산도 2018년 2508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1418억원으로 43.5%나 쪼그라들었다.


이 회사의 이익 악화는 자회사들의 부진이 단초를 제공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기준 녹십자홀딩스의 자회사 중 GC케어는 139억원, 진스랩은 44억원, 에이블애널리틱스는 14억원의 순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해외법인도 마찬가지다. GC녹십자의 홍콩법인(GCHK)과 중국법인(녹십자생물제품유한공사)도 작년 3분기 기준 손실액이 각각 44억원과 48억원에 달했다. 


시장에선 자회사의 이익 악화가 지주사에도 악영향을 미치자 직접 이익 개선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녹십자홀딩스의 신규사업 목적에 자회사와의 공동개발과 시스템 공동활용 등이 명시된 만큼 디지털헬스케어 자회사와 협력해 데이터사업과 비대면 진료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나아가 유비케어와의 협력도 거론되고 있다. 유비케어는 녹십자홀딩스의 자회사인 GC케어가 2020년 인수한 회사로 의료정보플랫폼 서비스기업이다. 유비케어는 전국 1만7700여개 병·의원과 8000여개 약국을 연결하는 국내 최대 의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가 보유한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 '의사랑'은 현재 의원 EMR 시장 점유율 1위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녹십자홀딩스가 디지털헬스케어 관련 자회사들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이것저것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확정된 건 없지만 의료 관련 데이터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만큼 유관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 유비케어는 녹십자그룹에 편입된 이후 디지털헬스케어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비케어는 2021년 만성질환 관리 플랫폼 전문기업 아이쿱을 품은 이후 특수약 조제 포장 필름전문기업 이원, 약품 자동화 조제기 제조업체인 크레템 지분도 인수했다. 최근에는 자사의 의약품 통계데이터 원인 분석 솔루션 '유비스트'(UBIST Analytics)'를 통해 경쟁사 활동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장분석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다만 녹십자홀딩스 측은 자회사와의 협력과 관련해 아직 정해진 부분은 없다는 입장이다. 녹십자홀딩스 관계자는 "디지털헬스케어 사업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라며 "자회사가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지주사와의 협력 방안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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