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어드밴스드, 신용등급 강등 탓 'CP 시장 '노크'
만기 1년 2개월 '장기 CP'로 300억 조달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8일 17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어드밴스드 울산 공장 (제공=SK어드밴스드)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지난해 말 신용등급이 A0에서 A-로 낮아진 SK어드밴스드가 기업어음(CP)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섰다.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올해 회사채 강세가 펼쳐지고 있지만, SK어드밴스드는 실적 악화와 신용등급 강등으로 회사채 시장에 나서지 못한 모습이다. 특히 만기 1년 이상의 CP 발행으로 '사각지대 조달'이라는 비판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어드밴스드는 지난 6일 300억원 규모 CP를 발행했다. 만기는 1년 2개월로 장기 CP에 해당한다.


올해 회사채 시장은 연초효과와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우량등급과 비우량등급 할 것 없이 훈풍이 불고 있다. SK어드밴스드와 같은 A급인 하나에프앤아이(A0), LX하우시스(A+) 이지스자산운용(A-) 등도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훌쩍 웃도는 주문을 모았다. AJ네트웍스(BBB+)와 두산퓨얼셀(BBB) 등 BBB급까지 개별민평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 상황 속에서도 SK어드밴스드가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한 것은 실적 악화에 따른 신용등급 하향조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SK어드밴스드의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지난 2021년 317억원을 기록한 뒤 2022년 -1290억원으로 적자로 전환, 지난해 2023년 1~3분기 -563억원 등을 기록 중이다.


이에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SK어드밴스드의 신용등급을 기존 'A0'에서 'A-'로 한 단계 낮췄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SK어드밴스드가 프로필렌 단일 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는 가운데 원재료인 프로판 가격이 상승하고 중국의 대규모 프로판 탈수소화(PDH) 설비가 증설되면서 영업손실이 이어졌다"며 "실적 저하로 차입부담은 지속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에서도 지난해 SK어드밴스드의 신용 등급 강등 이슈가 CP시장으로 우회하게 된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정형주 KB증권 연구원은 "SK어드밴스드가 지난해 신용등급 하향 이슈가 있어 섣불리 회사채 시장에 나서기 부담되는 상황"이라며 "신용등급 강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던 불안정한 재무구조가 안정화될 때까지 급한 자금은 CP 발행 등을 통해 단기성 조달로 선회하고 이후 재무 여건이 개선됐을 때 회사채 시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어드밴스드 관계자는 "자금 조달처를 다양화하기 위해 기업어음 발행을 고려했다"며 "필요한 시점에 회사채를 별도로 발행할 계획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SK어드밴스드의 장기 CP 발행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본래 CP 시장을 조성한 취지는 단기 자금조달을 위한 것인데, 장기 CP는 회사채와 마찬가지로 1년 이상의 자금을 조달하면서도 증권신고서와 수요예측과 같은 중요한 절차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장기 CP는 자본시장 사각지대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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