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셋플러스운용, 강방천 공백 없었다
고유계정 투자 증가에 전년비 수익 2배 '껑충'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9일 18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방천 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 (출처=에셋플러스자산운용)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자기자본을 활용한 고유계정 투자에 힘입어 1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회사의 정신적 지주이자 운용 사령관이었던 강방천 회장의 공백이 무색한 성과라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셋플러스운용은 지난 1분기에 전년 동기 17.9% 증가한 125억원의 영업수익을 거뒀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같은 기간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 1분기 영업수익은 88억원인데 이는 41억원을 달성했던 지난해 동기와 비교했을 때 114.6% 신장된 것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94.4% 늘어난 70억원을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에셋플러스운용은 운용사의 주(主)수입원인 수수료수익이 60억원에서 50억원으로 감소했음에도 호실적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수수료수익이 줄어든 건 공모펀드와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운용하는 댓가에 해당하는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56억원→ 48억원)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지난해 1분기 2조8099억원에 달했던 전체 운용자산(AUM)이 올해 1분기 2조4979억원으로 뒷걸음친 탓으로 풀이된다.



에셋플러스운용은 수수료수익 감소분을 고유계정 투자를 통해 만회했다. 지난해 1분기 2억원에 그쳤던 증권평가 및 처분이익은 올해 1분기에 71억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반대로 비용 계정에 해당하는 증권평가 및 처분손실(6억원→ 1억원)의 감소로 이어졌다. 여기에 파생상품관련 손실(25억원→ 7억원), 판관비(34억원→ 26억원) 등이 축소되면서 비용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실제 지난해 1분기 66억원에 달했던 영업비용은 올해 절반 수준인 37억원에 그쳤다. 에셋플러스운용이 올해 1분기 시장 예상치를 넘는 호실적을 거두게 된 배경이다.


에셋플러스운용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포스트 강방천' 체제의 순항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 1999년 투자자문사로 출범한 뒤 2008년 자산운용사로 전환한 에셋플러스운용은 강 전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하우스라는 게 특징이다. 때문에 지난해 중순 차명투자 의혹을 받은 강 전 회장이 퇴진을 결정하자 업계에서는 에셋플러스운용이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는 우려가 팽배했다. 하지만 에셋플러스운용은 이른바 '강방천 키즈'가 강 전 회장의 공백을 매우며 세간의 시선이 기우에 불과하다는 걸 보여줬다는 평가다.


에셋플러스운용은 현재 강 전 회장 밑에서 동거동락한 3인방(양인찬‧정석훈‧고태훈)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운용사 진입은 물론 사회생활 자체를 에셋플러스운용에서 시작한 인력들이다. 이 가운데 양인찬 대표는 재직기간이 20년이 넘는 에셋플러스운용의 산증인으로 통한다. 강 전 회장으로 부터 CIO(최고투자책임자)직을 이어 받은 정석훈 매니저는 운용 총괄을 도맡고 있다. 정 CIO는 에셋플러스운용의 간판펀드인 '글로벌리치투게더 펀드'를 1조 규모로 키운 주역이기도 하다. 강 전 회장으로부터 도제식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 고태훈 매니저는 액티브ETF본부장으로서 에셋플러스운용의 미래 먹거리를 전담하고 있다.


에셋플러스자산운용 관계자는 "고유계정 투자에 관한 상세한 내역까지 밝히기는 힘들지만 가치투자와 장기투자라는 회사의 철학을 유지하며 늘 해오던대로 해 왔을 뿐"이라며 "앞으로 ETF 신규 출시 등 경쟁력 제고를 통해 남은 사업분기에도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는 실적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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