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도전' MG손보 매각, 이번엔 성공할까
낮은 건전성, JC파트너스와 분쟁 걸림돌…인수합병 시장 영향에 금융권 주시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17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MG손해보험)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예금보험공사가 MG손해보험 매각을 세 번째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두 번의 매각 시도가 있었으나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첫 번째 시도 때는 인수 의향을 보인 곳이 한 곳도 없었고 두 번째에는 1곳만 입찰해 유효 경쟁 불성립으로 매각이 불발됐다. 세 번째 시도는 성공할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4월11일까지 매각주관사 삼정회계법인을 통해 MG손해보험의 인수자 지정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인수의향서(LOI) 접수가 끝나면 심사를 거쳐 예비 인수자를 선정하고 이후 실사, 본입찰 등 절차를 밟는다.


이번 MG손해보험 매각이 벌써 세 번째 시도라는 점, 올해 보험사 첫 공개 매각으로 향후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 분위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금융권의 관심이 높다. 현재 롯데손해보험, 동양생명, ABL생명, KDB생명 등 보험사가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다른 손해보험사 매물인 롯데손해보험과 비교해 MG손해보험의 덩치가 크지 않고 가격이 싸다는 점은 매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다 MG손해보험 매각을 주도하는 예금보험공사의 매각 의지도 강하다. MG손해보험의 대주주는 사모펀드인 JC파트너스이지만 2022년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에 지정된 뒤 예금보험공사가 금융위원회로부터 업무 위탁을 받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예금보험공사는 MG손해보험 노조와 인력 효율화 합의를 이루는 등 인수자의 부담을 덜기 위해 체질 개선에 신경을 쏟고 있다. 또 MG손해보험 거래 방식으로 주식 및 자산을 넘기는 인수합병(M&A) 방식과 우량 자산 및 부채를 선별적으로 넘기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을 모두 고려하고 있으며 인수자에 대한 자금지원 의지도 보이고 있다.


M&A와 P&A의 가장 큰 차이점은 통째 인수하느냐, 부분만 인수하느냐다. P&A 방식은 우량 자산과 부채를 골라 인수할 수 있고 고용 승계 의무가 없다는 점 등에서 인수자에게 유리한 만큼 MG손해보험 매각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MG손해보험의 재무 건전성이 여전히 낮고 JC파트너스가 예금보험공사의 매각 작업에 제동을 걸고 있는 점이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MG손해보험의 경과조치 후 K-ICS비율(신지급여력비율)은 64.5%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에 한참 못 미친다. 보험업법상 최소 요구 기준인 100%도 크게 밑돈다. 이 비율을 150% 수준까지 맞추려면 적어도 1조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JC파트너스가 예금보험공사 주도의 MG손해보험 매각을 막기 위해 잇따라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점도 이번 매각 작업에 한 가지 변수로 지목된다. 법적 분쟁은 아무래도 인수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키우는 만큼 인수자들이 부담스럽게 여길 수 있다.


JC파트너스는 당장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것 자체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는 만큼 투자금 회수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2022년 4월 MG손해보험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자 JC파트너스는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8월 1심에서 패소했지만 이후 항소했다.


JC파트너스는 또 예금보험공사가 MG손해보험의 세 번째 매각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지자 7일 부실금융기관지정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법원에 신청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P&A 방식의 거래 가능성을 열어둔 데 대한 반발도 있다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P&A 방식으로 거래가 진행되면 JC파트너스는 투자금 회수가 더 어려워진다. 인수자가 P&A 방식을 선택하면 새로운 법인을 설립한 뒤 MG손해보험의 우량 자산 및 부채만 인수하고 MG손해보험에는 부실자산만 남게 된다. 이후 예금보험공사는 청산 절차를 진행하는데 이러면 사실상 JC파트너스의 지분 가치는 거의 인정받지 못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020년 MG손해보험을 인수할 때 JC파트너스는 2000억원 자금을 넣었다.


반면 JC파트너스와 금융위원회의 법적 분쟁이 MG손해보험 매각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시각도 금융권에 있다.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JC파트너스가 어깃장을 놓을 만한 상황이지만 지금까지 재판 상황을 보면 결국 금융당국이 이기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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