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 한미그룹 승계구도서 밀린 배경은
특유의 '도전적 행동' 반복, 관계 소원…올드맨과 갈등설도 나와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6일 14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제공=한미약품)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아닌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을 후계자로 내세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이 기업을 이끌 때만 하더라도 임 사장이 단독 후계자 역할을 도맡아왔던 터라 시장의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 내에서는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지만 임 사장 특유의 도전적인 행동들이 후계자로서의 자질을 의심받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임 사장은 2000년 한미약품 전략팀 과장으로 입사해 2004년 북경한미약품 기획실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북경한미약품 부총경리(부사장), 총경리(사장)직을 수행하며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2010년 한미약품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임성기 회장과 함께 지주사 한미홀딩스(현 한미사이언스)의 공동대표로 올랐다. 2016년에는 임성기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고, 임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단독대표가 됐다. 당시만 하더라도 임 사장은 자타공인 단독 후계자였다는 평가다.


하지만 2020년 2월 임성기 회장이 별세한 이후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임 사장 위주의 지분승계가 이뤄질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과 달리 임성기 회장의 부인인 송영숙 회장에게 가장 많은 지분이 상속됐다. 유족들간 협의된 유언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법정상속분은 배우자 1.5, 장남 1, 장녀 1, 차남 1의 비율로 나눠 갖게 된다.


송 회장 체제가 구축된 이후에도 임 사장은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대표직을 이어갔다. 이로 인해 장남으로의 경영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이 이어졌다. 그러나 2022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 임 사장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올라가지 않음으로써 단독 후계자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는 임 사장이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간의 통합 소식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한미약품 내부 사정에 정통한 복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임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서 빠질 당시 일부 그룹 올드맨들과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임성기 회장이 별세한 후 임 사장 특유의 도전적인 행동들이 부각됐고, 이것이 소소한 갈등으로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임 사장의 경우 어떤 상황이 주어졌을 때 본인만의 문제를 푸는 방식이 존재한다"며 "이런 것들이 내부(임직원)의 지지를 얻지 못한 배경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송 회장도 임 사장을 후계자로 내세울려고 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도 "특유의 도전적인 행동들을 반복하다보니 장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대표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임주현 대표는 임성기 회장이 살아 생전에 개인여행이든 비지니스 미팅이든 해외 출장때마다 항상 데리고 다녔다"며 "그래서 한미약품을 가장 잘 아는 사람 중 하나다. 송 회장과의 관계도 3남매 중 가장 좋은 편이다"고 덧붙였다.

임 사장이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간의 통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영권을 가져올 행동을 조금 더 일찍부터 했어야 했다"며 "지금 현재 회사 내부에도 임 사장 라인이 없다. 임 사장과 연관이 있고 친분이 있는 사람 대부분은 본인 개인 회사로 데리고 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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