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봤더니]
황유선 HB인베 대표 "알짜 포트폴리오에 답 있다"
연내 AUM 7000억 달성 목표…기술력·실적 집중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3일 10시 0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지난 1월 코스닥(KOSDAQ)에 진입한 HB인베스트먼트는 100% 신주 발행을 통해 공모금 227억원을 확보했다. 회사가 대규모 실탄을 확보한 만큼 업계에선 다양한 방식의 외형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황유선 H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요란한 확장 대신 그간 회사가 보여준 '알짜' 포트폴리오의 확실한 성장과 회수를 여전히 강조한다. 회사가 어려운 시장 분위기에도 실속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온 만큼 장점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22일 H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4년차, 올해 주주총회에서 재선임을 확정한 황 대표를 만났다. 그는 연내 기업공개(IPO)를 앞둔 포트폴리오의 건실했던 지난해 실적을 소개하며 회사의 투자실적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황유선 HB인베스트먼트 대표. (제공=HB인베스트먼트)

◆코스닥 진입, 신규 투자재원 확보…투자조합 결성 박차


황 대표는 2000년 삼성벤처투자에 입사하며 본격적인 심사역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일신창업투자, NHN인베스트먼트,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의 성장에 기여하다 2021년 HB인베스트먼트에 신임 대표이사로 합류했다.


지난달 29일 열린 회사 주주총회에선 재선임을 확정지으며 대표이사 임기를 3년 연장했다. IT업종 등 기술력과 경영성과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꾸준한 성과를 만든 덕분이다.


최근 회사가 가장 기대하는 포트폴리오는 화장품 제조기업 비모뉴먼트다. 비건 화장품 브랜드 '달바'를 내세워 연내 코스닥 상장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008억원으로 전년(1452억원) 대비 38.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22년 146억원에서 지난해 345억원으로 136.3% 늘었고 당기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9억원에서 175억원으로 급증했다.


황 대표는 "비모뉴먼트는 HB인베스트먼트가 총 450억원을 투자한 회사로 IPO를 진행할 경우 기업가치가 20배까지 성장할 수 있는 기업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회사가 상장에 성공할 경우 에이피알에 견줄 만한 투자 성공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H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는 포트폴리오 중 연내 IPO 추진 예정인 기업은 비모뉴먼트 외에도 ▲반도체 양자물리 보안 기업 ICTK ▲피부과 레이저기기 제조기업 텐텍 ▲의료 영상기기 제조기업 SG헬스케어 ▲위성체 및 위성데이터서비스 제공 기업 루미르 등이 있다.


회사가 지난해까지 운용한 18개의 투자조합 중 올해 청산을 앞뒀거나 마무리한 조합은 ▲2014 HB벤처투자조합 ▲2015 HB기술사업화벤처투자조합 ▲HB성장지원엠앤에이투자조합 ▲HB유망서비스산업투자조합 등 4개다. 이중 2014 HB벤처투자조합은 지난 2월말 청산을 마무리해 내부수익률(IRR) 13%, 약 440억원의 성과보수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스닥 상장과 투자조합의 청산이 맞물려 HB인베스트먼트는 운용자산(AUM)을 연내 7000억원까지 불리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지난달 이미 삼성증권과 함께 310억원의 신탁형 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최근엔 한국모태펀드 정시 출자사업에서 250억원 규모의 청년창업 투자조합 위탁운용사(GP) 자격을 획득했고 이를 300억원 이상으로 키울 계획이다.


황 대표는 "현재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총 1600억원 규모의 투자조합 결성이 목표"라며 "회사 포트폴리오의 70%가 IT와 제조업 등에 몰려 있는데 이들 기업은 특화된 분야에서 꾸준히 축적한 경험으로 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가는 실적 나오면 따라오는 것…당분간 내실 다지기"


HB인베스트먼트는 상장과 기존 투자조합의 청산이 맞물리며 지난해 대비 투자 규모를 늘릴 수 있었다. 하지만 상장 직후 3개월 동안 주가가 떨어지며 회사에 투자한 주주들을 의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회사의 주가는 지난 1월 25일 상장 직후 최고 1만1400원을 기록했지만 지난 22일 2615원까지 하락한 상태다.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3063억원에서 703억원으로 77% 줄었다.


황 대표는 3개월 간 주가가 떨어진 원인으로 소위 '인기 포트폴리오'에 대한 투자가 그간 적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3년 동안 시장에선 이커머스와 전기차, 이차전지, 로봇, 인공지능(AI) 등의 분야가 국내외를 불문하고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HB인베스트먼트는 이러한 유행을 쫓지 않고 성장성이 확실한 포트폴리오에 집중한다는 투자 철학을 관철해왔다.


황 대표는 "최근 회사 주가와 관련된 지적이 나오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회사 바깥에선 AI 산업과 같이 관심이 집중되는 포트폴리오를 원하고 있지만 회사는 가치가 낮은 회사를 성장시키며 확실하고 안정적인 투자 성과에 집중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순간의 유행을 의식해 투자하면 효과적인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오히려 어려워진다"며 "회사는 나름의 기준과 투자 노하우를 기반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회사는 일반 벤처투자에서 나아가 경영권 인수 등 사모투자(PE)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사모투자집합기구 업무집행 사업권을 등록한 것이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다양한 투자를 검토하다보니 PE 자격이 앞으로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등록을 진행했지만 당장 사업 영역 확장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IT, 소부장 기업 등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익 창출이 가능하리라 판단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등 한동안 내실 다지기에 나설 것"이라며 "상장 초반이라 주주들에게 부족한 모습을 보일 수 있지만 꾸준한 성장으로 보답할 기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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