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키움운용 김기현號, 수익성 확충 복안은?
지난해 수익 지표 제자리…ETF·대체투자·해외투자 확대 전망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7일 16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기현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 (제공=키움투자자산운용)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김기현 키움투자자산운용 신임 대표가 다소 갑작스럽게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수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김 대표는 향후 내부 혼란을 수습하면서 수익성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 역시 안게 됐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채권 분야의 강점을 토대로 성장했지만 지난해 순이익이 제자리를 걸었다.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치열한 중위권 경쟁에 휘말린 상태다. 


2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전임자인 김성훈 전 대표의 사의 표명 이후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를 맡게 됐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본래 김성훈 전 대표의 연임을 추진했다. 그러나 김성훈 전 대표가 DS자산운용 대표로 자리를 옮기기로 결정하면서 논의 끝에 내부 인사인 김 대표를 신임 대표로 낙점하게 됐다. 


김성훈 전 대표가 연임을 급작스럽게 포기하면서 키움투자자산운용 내부에서도 혼란이 일어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후임 대표로 발탁된 것 역시 이런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김 대표는 회사의 전신인 우리자산운용 시절을 합쳐 20년 가까이 키움투자자산운용에 몸담았던 인사다. 회사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만큼 혼란을 수습하고 분위기를 바로잡는데 적임자로 판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불어 김 대표 입장에서는 예기치 않게 키움투자자산운용을 이끄는 중책을 맡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수익 지표와 시장 점유율 측면에서 마냥 좋은 상황에 놓여있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김 대표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진다. 김 대표가 취임과 함께 시장 지배력 강화를 최대 목표로 제시한 점 역시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별도기준 지난해 순이익은 193억원으로 전년(195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900억원에서 813억원으로 9.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72억원에서 227억원으로 16.5% 줄었다.


2022년 8조3258억원이던 펀드 운용자산이 지난해 14조8845억원으로 늘었지만 펀드 운용보수가 645억원에서 531억원으로 줄어든 탓이다. 운용보수가 비교적 낮은 단기금융 운용자산의 증가 규모가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갈수록 규모가 커지는 ETF 시장에서도 키움투자자산운용은 격전 중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6일 기준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전체 ETF 순자산총액은 3조3793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자산운용업계 6위 수준으로 5위인 신한자산운용(3조4286억원), 7위인 한화자산운용(3조2814억원)과 격차가 얼마 나지 않는다. 향후 나올 ETF 상품의 흥행 여부에 따라 5~7위 자리가 뒤집힐 가능성도 큰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채권 전문가인 김 대표를 신임 대표로 낙점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채권 분야에서 지닌 강점을 극대화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안정적으로 강화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김 대표는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에서 일하던 시절 채권 전문 연구원으로 일했다. 그 뒤 삼성투자신탁운용(현 삼성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알리안츠인베스터스 채권운용팀 펀드매니저 등을 거쳐 키움투자자산운용에 몸담게 됐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전체 펀드 및 투자일임 운용자산(AUM, 순자산총액+평가액) 55조4120억원 가운데 채권 비중이 14조8769억원(26.8%)로 전체 자산 항목 중 가장 높은 편이다. 채권형 공포펀드 규모도 최근 1년 동안 1조1566억원에서 2조9042억원으로 커졌다. 


ETF 시장에서도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채권형 ETF 순자산총액이 1조6334억원으로 집계돼 자산운용업계 5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채권형 ETF를 다수 운용 중이고 최근에도 초단기채권형 ETF인 '히어로즈 머니마켓액티브' ETF를 내놓았다. 


다만 채권형 펀드는 단기금융과 마찬가지로 운용보수가 비교적 낮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할 방법으로써 김 대표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주요 사업 영역을 대체투자, 해외투자 등으로 넓히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26일 기준으로 부동산 운용자산 5조3291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5조25억원보다 6.5%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이 불황에 빠졌던 지난해에도 투자 규모를 조금씩 늘려왔던 것으로 볼 수 있다. 


같은 기간 해외투자 규모는 13조6804억원으로 전년 동기 12조1603억원보다 12.5% 늘어났다. 전체 펀드 및 투자일임 운용자산 55조4120억원 가운데 24.7%를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 주요 투자 지역은 북미와 유럽 등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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