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급' 증권사, 잇단 공모채 시장 '노크'
4월에만 교보·KB·키움·대신證 증권채 발행…차입구조 장기화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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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왼쪽), 교보증권 사옥.(사진=각 사)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대형 증권사들이 연초에 이어 2분기에도 공모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회사채 시장 활황 속에 증권채 투심에 대한 우려가 불식된 모습을 보이자, 우량 증권사를 중심으로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증권사는 회사채 발행을 통해 차입구조 장기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올해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이달 22일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으로 증액 발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 만기구조는 2년물과 3년물로 나눴고, 각 만기물은 500억원씩 모집한다. 주관 업무는 한국투자증권과 SK증권이 맡았다. 대신증권은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오는 5~6월 만기 도래하는 32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 차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올해 2분기(4~6월) 증권채 발행 스타트는 교보증권이 끊었다. 교보증권은 이달 1일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1조5000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최종적으로 3000억원으로 증액 발행까지 성공했다. 


이후 KB증권과 키움증권도 연달아 공모채 시장에 나섰다. KB증권은 지난 1월에 이어 이달 15일 두번째 회사채 시장을 찾았다. KB증권은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조 단위 매수주문을 받았다. 이어 다음날인 16일 키움증권도 1500억원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서 1조원을 웃도는 자금을 모았다. KB증권은 최종적으로 4000억원으로 발행했고, 키움증권은 3000억원으로 증액 발행을 검토 중이다. 


개별민평금리를 크게 밑도는 금리 수준도 눈길을 끈다. 키움증권과 교보증권의 경우 두 자릿수를 크게 밑도는 금리로 모집 물량을 채웠다. 특히 교보증권의 경우 올해 증권채 최저 스프레드를 기록했던 현대차증권의 기록을 깼다. 현대차증권의 경우 개별민평금리 대비 11~15bp 낮은 수준에서 금리가 확정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보증권이 최종적으로 2년물 -22bp, 3년물 -30bp 수준에서 증액발행까지 마치며 증권채 최저 스프레드 발행사로 등극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연초부터 현재까지 크레딧 채권 시장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연초만 해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감에 증권채 수급 우려가 있었지만 현재 불식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금감원에서도 PF 리스크로 인한 증권사 타격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어 투심 위축도 완화된 데다, 최근 회사채 시장 활황이 겹치면서 조 단위 매수 주문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출처=금융감독원)

증권사들이 잇따라 회사채 시장을 찾는 건 장기조달 수단인 회사채 비중을 늘려 차입구조를 장기화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회사채 발행에 나선 증권사들의 지난해 CP와 단기사채 규모는 회사채 규모를 적게는 1.1배, 많게는 14.0배까지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이 지난해 개별기준 회사채로 조달한 자금 규모는 2조7100억원에 그치는 반면 단기사채와 CP를 통해 조달한 자금 규모는 3조850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KB증권 역시 단기자금 조달 비중이 높다. 회사채를 통해 조달한 자금 규모는 2조5168억원인데 반해 단기채와 CP 발행 규모는 3조7630억원에 달한다. 


회사채와 단기채·CP 간 조달 규모 차가 가장 큰 증권사는 대신증권으로 나타났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금액은 4806억원에 그쳤으나, 단기채 및 CP를 통한 자금 조달 규모는 6조9950억원에 달했다.


한편, 현재까지 공모조달에 나선 증권사들이 모두 'AA급 이상' 우량등급을 보유한 증권사로, A등급 이하 증권사들과의 양극화가 벌어진 모습이다. BNK투자증권, DB금융투자, 다올투자증권 등 A급 증권사들은 투심 위축을 우려해 연초에 이어 2분기에도 공모채 시장에 나서지 못하고 단기자금 조달시장을 찾고 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증권채 투심 저하를 우려했지만 막상 시장에 나온 증권채는 회사채 활황 파도를 잘 타고 있는 모습"이라며 "현재 A급 캐피탈채 또한 현 채권 시장에서 무리 없이 소화되고 있는 만큼, A급 증권채 또한 어렵지 않게 모집액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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