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따라 개발 나선 CTP 배터리…"재활용 어렵다"
배터리 셀 고정시키기 위해 다량 에폭시 작업 "급속 냉동으로도, 가열로도 안돼"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5일 10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셀투팩(Cell to Pack)' 배터리 개념도 (사진=LG에너지솔루션)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이 중국을 따라 '셀투팩(Cell to Pack)' 배터리 개발에 나선 가운데 재활용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의 경우 리튬 인산철(LFP)에 이어 셀투팩 기술도 선도하고 있어 관련 배터리 재활용에도 기술을 가지고 있는 반면, 한국은 기반이 전혀 없다는 이유에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도 셀투팩 기술 도입에 나서고 있다. 셀투팩은 셀→모듈→팩 순서인 배터리 조립 과정에서 중간 단계인 모듈을 생략하고 팩에 셀을 바로 끼워 넣는 방식이다. 더 많은 셀을 탑재함으로써 에너지 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고, 부품수가 줄어드는 만큼 비용절감 효과도 크다.


하지만 폐배터리 처리 업계에서는 셀투팩 배터리를 골칫덩이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의 의뢰로 중국 CATL의 셀투팩 배터리를 뜯어봤는데, 셀을 고정시키기 위해 에폭시 작업을 엄청나게 했다"며 "너무 단단해 분리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의 배터리는 한 사람이 30분이면 뜯을 수 있는데, 셀투팩은 4명이 하루종일 붙어야 하는 수준"이라며 "배터리 팩의 절반만 해체하는 데에도 사흘이 소요됐다"고 부연했다.


우중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광주친환경에너지연구센터장 역시 "셀투팩 배터리 경우 모듈 단위의 재사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리튬 인산철(LFP) 배터리에 셀투팩 기술을 적용하면 재활용 난도는 높아지고 수익성도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CATL은 셀투팩 기술을 접목한 LFP 배터리도 내놓고 있다.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도 중국 주도의 LFP 흐름에 가세한 만큼 셀투팩 LFP 배터리 생산할 공산이 크다. 다만 국내에는 LFP 배터리 처리 능력을 가진 업체도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다.


셀투팩 배터리 공급을 타진 중이며 자체적인 폐배터리 재활용·재사용 시스템을 구축한 LG에너지솔루션도 셀투팩 및 LFP 재활용 기술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당장은 필요치 않다는 입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셀투팩은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등 효율성을 위해 필요하다"며 "제품이 나온 후 10년(전기차의 일반적 수명) 뒤에나 셀투팩 재활용 비즈니스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미리 준비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앞장서 폐배터리 해상 운송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해당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 수출된 국산 배터리를 회수할 수 있게 되는 만큼 국내 배터리 재활용 업계에도 적잖은 이익이 될 전망이다. 시장 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30년 70조원, 2050년 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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