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부채비율 첫 30%대…역대급 재무건전성
자회사 호실적·부동산 매각 등 수익성 회복…총차입금 41%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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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4일 서울시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대한항공 창립 55주년'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한진그룹)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재무건전성이 창사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업황이 회복되면서 주력사 대한항공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데다 넉넉해진 현금 곳간을 활용해 부채를 상환한 덕분이다.


◆작년 말 부채비율 30.5%…코로나 기간 땐 110% 육박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진칼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자본총계는 2조8539억원으로 전년보다 10.8% 늘었고, 부채는 9311억원으로 30.5% 줄었다. 이에 따라 2022년 52%였던 한진칼 부채비율은 지난해 32.6%로 2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통상 산업권에서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는 부채비율은 100~150%다.


한진칼이 30%대 부채비율을 기록한 것은 2013년 설립 이후 처음이다. 한진그룹은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대한항공을 분할한 뒤 지주사 한진칼을 세웠다. 특히 한진칼은 대한항공으로부터 자본을 더 많이 받은 대신 부채를 조금만 떼 온 덕분에 우량기업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실제 2013년 88%였던 한진칼 부채비율은 꾸준히 90% 미만을 유지해 왔다.


(출처=금융감독원)

하지만 한진그룹은 2018년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촉발한 경영권 분쟁에 휘말렸다. KCGI가 한진그룹이 글로벌 항공사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다는 점을 공격 빌미로 삼았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비핵심·비주력 자산을 유동화하며 자본을 확충했으나, 2020년 발발한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부채비율 109.6%까지 치솟게 됐다.


◆자회사 호실적 덕 잉여금 증가·부채 상환 '시너지'


업계는 한진칼의 재무구조 강화 요인으로 순이익이 자본상 이익잉여금으로 계상된 데다 차입금 등 부채를 갚은 영향이 컸다고 분석한다.


지주사인 한진칼은 배당 수익과 브랜드 수수료, 임대료 등을 주요 수입원으로 한다. 지난해 이 회사의 개별매출은 1231억원으로 전년(458억원) 대비 무려 168.7% 증가했다. 특히 자회사 실적이 좋아지면서 배당금 유입이 15배 이상 증가한 점이 주효했다.


지난 2018년부터 무배당 정책을 고수해 온 대한항공은 지난해 3월 보통주 1주당 750원의 배당을 재개했고, 한진칼로 720억원이 넘는 현금이 유입됐다. 이 기간 한진칼 역시 배당을 실시했으나, 실 지출 금액은 114억원에 불과했다.


(출처=한국기업평가)

한진칼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현금창출력은 견조해졌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한진칼의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1135억원으로 전년(-947억원)과 비교할 때 양수 전환했다. 같은 기간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과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각각 999억원, 794억원으로 최근 5년 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진칼은 현금 사정이 괜찮아지자 빚부터 갚았다. 지난해 ▲단기차입금 590억원 ▲유동성사채 1950억원 ▲유동성장기차입금 1300억원 등을 상환했으며, 2020년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모두 털었다. 아울러 한진칼은 서소문 빌딩을 매각해 해당 부동산을 담보로 한 장기차입금 1000억원을 상환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연결기준 한진칼의 총차입금은 6163억원으로 전년(1조358억원) 대비 41% 축소됐고, 순차입금도 48.3% 감소한 3156억원으로 나타났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대비해 서소문 빌딩을 대한항공에 매각, 여유 자금을 확보하는 한편 그룹의 자산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했다"며 "그룹의 영업 실적과 재무안정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고, 신용등급을 BBB(긍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상향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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