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건전성 점검
한화證, IB 수익 악화·부실자산 급증 '이중고'
지난해 IB부문 적자 전환…요주의이하자산 3506억, 2022년 말 대비 307.7%↑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5일 08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리스크 관리를 위한 충당금 적립 강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에 따른 손실 인식 등을 주문하면서 증권사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단계적으로 충당금 적립을 확대하고 우량 사업장 선별을 위한 기준을 강화하는 등 부동산 PF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다만 실적 저조에 따른 재무 부담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자본적정성·자산건전성 등 지표를 통해 증권사들이 리스크를 적절하게 관리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한화투자증권 여의도 본사 전경 (제공=한화투자증권)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한화투자증권은 그간 부족한 영업망을 기업금융(IB) 부문 강화를 통해 극복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가 커지며 IB부문 수익성은 급감하고 부실자산도 많이 증가하면서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별도기준 자기자본 규모(1조6005억원)가 1조원을 웃도는 중형 증권사다. 그동안 자본력을 활용해 IB부문 중심으로 조직 개편과 인력 충원 등 적극적으로 IB사업을 추진했다.


이는 성과로 나타났다. 전체 증권사 중 IB부문 시장점유율은 2020년 말 1.6%에서 2022년 말 2.2%로 상승했다. 여기에 2021년 하반기부터 브릿지론 등 부동산 PF 영업을 확대하며 관련 수익도 2020년 757억원에서 ▲2021년 1216억원 ▲2022년 1360억원으로 점차 확대됐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한화투자증권의 IB부문 수익성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의 별도기준 지난해 IB부문 수익은 마이너스(-) 15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부동산 금융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했던 만큼 실적 하락이 두드러졌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 결과, 한화투자증권의 지난해 말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510억원으로 최근 5년(2019년~2023년) 중 가장 낮은 수익 성과를 보였다. 


한화투자증권 재무지표 (출처=국내 신용평가사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주목한 부분은 부동산PF 사업성이 떨어지자 부실자산도 늘었다는 점이다. 한화투자증권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요주의이하자산은 350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12월 말 860억원 대비 307.7% 급증한 수준이다. 여기에 요주의이하자산 중 PF 관련 익스포저는 2624억원으로 74.8%에 달하는 상황이다.


인허가 지연 및 분양실적이 악화된 게 주요했다. 여기에 셀다운 지연 및 보유 부동산 공실률 증가로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 또한 요주의이하자산을 늘리는 데 한몫 거들고 있다. 4분기 실적이 반영되면 요주의이하자산 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건전성 악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20년 이후 국내 부동산 PF 매입확약건을 중심으로 우발부채 규모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 잠재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2020년 7476억원에 그쳤던 우발채무가 지난해 9월 말 1조1257억원으로 확대됐다. 특히 셀 다운이 지연되고 있는 일부 해외대체투자자산과 브릿지론 등의 고위험 부동산PF의 익스포저의 대손비용 증가 가능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한화투자증권은  ▲2019년 172억원 ▲2020년 216억원 ▲2021년 174억원  ▲2022년 257억원 ▲2023년 3분기 말 567억원으로 5년간 연평균 27%씩 충당금 규모를 늘리고 있다. 이같은 충당금 확대 기조는 전체 수익성 지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최근 5년간 별도기준 영업이익 지표를 살펴보면 ▲2019년 1116억원 ▲2020년 988억원 ▲2021년 2026억원 ▲2022년 633억원 ▲2023년 510억원으로 2021년 IB사업부문이 호황일 때를 제외하고 줄곧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행인 점은 이같은 충당금 적립 확대 기조에도 자본건전성은 눈에 띄게 나빠지진 않았다. 지난해 9월 12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으로 자본을 늘린 덕분이다. 2022년 말 486.3%이던 영업용순자본비율은 지난해 9월말 605%으로 24.4%포인트 상승했다. 위험 대비 자본완충력은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보수적인 관점으로 자산건전성 기준을 높여 요주의이하자산이 증가했다"며 "더 이상 우발채무가 확대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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