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정용진 회장 리더십
실적·재무부담 가중...성과 중심 쇄신인사 단행 경고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5일 17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제공=신세계그룹)


[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체제에 대해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다. 과거 이마트의 신사업 추진이 그룹의 경영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는 날 선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어서다. 이에 정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주요 계열사 경영진을 경질하는 등 과감한 조직 쇄신에 서둘러 나서고 있다. 시장에선 그가 그룹의 위기를 돌파할 경영능력을 제대로 보여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이다. 


이마트는 작년 469억원 연결 영업손실을 내며 창사 이래 첫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마트의 적자는 본연의 유통사업 부진과 함께 자회사인 신세계건설이 막대한 손실을 낸 영향이다. 실제 이마트의 작년 개별기준 영업이익은 1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27.4% 줄었다. 신세계건설도 작년 18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459.6%나 적자 폭이 확대됐다. 


시장에선 이마트의 수익 악화에 대해 무리한 인수합병(M&A)과 신사업 확장이 독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은 앞서 2021년 G마켓 인수와 더불어 W컨셉코리아, SK와이번스, SCK컴퍼니 지분 추가 취득 등을 이어가며 약 3조9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하지만 G마켓과 W컨셉코리아는 인수 이후 영업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이마트의 재무건전성도 크게 취약해졌다. 이마트의 연결기준 차입금만 봐도 2019년과 2020년 6조원 안팎에서 ▲2021년 10조1497억원 ▲2022년 10조9879억원 ▲2023년 11조5398억원 순으로 매년 확대됐다. 이에 3년(2021년~2023년)간 누적지출한 이자비용만 9488억원에 달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마트의 경영실적과 재무구조가 악화된 가운데 정 회장이 그룹을 총괄하는 자리로 승진했다는 점이다. 정 회장은 지난달 3월 부회장 승진 18년 만에 신세계그룹 회장으로 올라섰다. 시장에선 급변하는 유통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강력한 리더십 구축과 기민한 의사결정이 필요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정 회장은 취임 한 달 만에 강력한 쇄신의 칼을 빼들었다. 그는 이마트가 연결 손실을 내는데 가장 영향이 컸던 신세계건설 대표와 영업본부장(상무), 영업담당(상무보)을 모두 경질했다. 나아가 그룹 내부에서 마련한 핵심성과지표(KPI)를 참고해 수시로 임원진 인사를 진행하겠다는 방침도 새로 정했다. 


일각에선 정 회장이 부진한 계열사 수장을 추가로 교체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세계건설 외에도 작년 적자를 냈던 기업이 다수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신세계건설 다음으로 영업적자 규모가 컸던 SSG닷컴(1030억원)과 G마켓(321억원) 등이 도마 위에 거론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정 회장이 지난해 정기인사도 평소보다 빠른 9월 중순에 냈던 점을 고려하면 언제든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공격적인 인사를 실시할 수 있다"며 "정 회장이 그 동안 부진했던 경영실적을 극복할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을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 회장이 그룹을 총괄하는 자리에 오른 만큼 지분은 없지만 신세계백화점 계열사로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관측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계열사 가운데서도 신세계까사가 16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이어갔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영업이익은 57.9%(1157억원→487억원), 신세계백화점은 20.5%(3480억원→2766억원) 각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성과 중심의 신속인사 강화라는 기조에 맞춰 필요할 때 인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현재 추가로 정해진 부분은 없다"며 "정용진 회장의 승진으로 치열하게 변화하는 혁신기업으로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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