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스톤, 행동주의펀드 성과 낼까
태광산업 대상 이사 후보 선임 주주제안 통과 여부 관심…지난해 모두 부결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17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트러스톤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쳐)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트러스톤자산운용은 국내 자산운용사 중 주주행동에 일찍 나선 곳으로 이름을 알렸다. 최근에도 태광산업 등을 대상으로 주주행동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등이 더해지면서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주주행동 성과 역시 주목받고 있다. 


14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주주행동 캠페인을 펼치던 기업 가운데 BYC와 LF가 올해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만한 방안을 내놓았다. 


BYC는 최근 유통주식 수 확대를 위해 1대10 비율로 주식 액면분할을 결정했다. LF도 얼마 전 향후 3년 동안 매년 150억원 범위에서 자사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정부가 올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기업들이 주주환원 정책 확대를 적극 검토하기 시작한 결과로 풀이된다. 트러스톤자산운용처럼 적극적인 주주행동을 펼치는 자산운용사가 성과를 거둘 가능성도 이전보다 커졌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이 태광산업을 상대로 펼치고 있는 주주행동 캠페인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태광산업의 29일 정기주주총회에 상정되는 이사 선임 안건에는 회사 측에서 내놓은 사내이사 성회용·오용근 선임의 건과 트러스톤자산운용에서 주주제안으로 제시한 이사 후보 4명 선임의 건이 모두 포함됐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번에 사내이사 정안식 선임의 건, 사외이사 안효성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이사 선임의 건(김우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안효성) 등 4건을 주주제안으로 내놓았는데 모두 받아들여졌다.


앞서 태광산업이 2023년 3월 정기주주총회 당시 트러스톤자산운용에서 내놓은 주주제안 가운데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이사 선임의 건(조인식)을 제외한 것과 다른 결과다. 당시에는 정관 일부 변경의 건과 자기주식 취득의 건만 주총에 상정됐다.


2023년 당시 태광산업은 2022년에 분리선출한 감사위원 1명의 임기가 남아있는 만큼 트러스톤자산운용에서 내놓은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이사 선임의 건(조인식)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주주제안을 주총에 모두 상정하기로 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도 "태광산업 이사회가 2대 주주의 주주제안을 적극 수용한 점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며 "향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찾길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에서 주주제안한 이사 후보 선임 안건 중 일부가 주총을 통과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태광산업 이사회 5명 중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1명의 임기가 20255년 3월 끝난다. 그런데 회사 측에서는 사내이사 성회용·오용근 선임의 건만 올리고 사외이사 후보는 따로 추천하지 않았다.


태광산업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규정을 살펴보면 '위원회는 2인 이상의 이사로 구성하며 그 중 과반수(반수를 초과하는 수)는 사외이사여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간다. 감사위원회 규정에는 '위원회는 3인 이상의 이사로 구성하며 위원의 3분의2 이상은 사외이사로 한다'가 명시됐다. 더불어 정관상으로는 이사회가 최소 3인 이상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앞서 트러스톤자산운용이 2023년 3월 주주제안한 주주총회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다만 그때도 성과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 뒤 태광산업이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이전보다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태광산업은 2023년 10월 ESG 중심 경영체계 구축을 목표로 미래위원회를 발족했다. 구체적으로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이사회 중심으로 계열사 독립경영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태광산업, 대한화섬, 흥국생명, 흥국화재 이사회에 ESG위원회도 설치하기로 했다.


당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의 발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이번 발표가 구두에 그치지 않고 효율적이고 내실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이 될 수 있도록 제도 및 조직 개편 등 후속조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1998년 설립된 자산운용사다. 2013년 3월 만도(현 HL만도)의 계열사 증자 참여에 반대하면서 주주행동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 뒤로 BYC와 태광산업 등을 대상으로 주주행동을 펼쳐왔다.


2017년에는 독립계 자산운용사 가운데 처음으로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 유도하기 위한 자율 지침을 말한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2023년 12월 'TRUSTON 주주가치 액티브 ETF'도 상장했다. 이 ETF는 우량한 펀더멘털(기초체력)에도 낮은 주주환원율 등으로 저평가된 국내 기업 가운데 주주가치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종목에 투자하는 ETF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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