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임단협에 속앓이...“시국 엄중한데”
노조 “최저시급보다 많이” vs 회사 “경영실적 고려해야”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3일 16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홈플러스 노사가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놓고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노조는 정규직 전환 이후 첫 임단협인 만큼 고용형태에 맞는 대우를 해달라는 입장이다. 반면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업황이 악화된 와중에도 노조가 너무 높은 인상률을 고집한다고 꼬집고 있어 임단협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노사는 오는 5일 홈플러스 본사에서 임단협 5차 교섭을 진행한다. 현재 4차까지 진행한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측은 임금을 18.5% 인상하고 상여금도 기존 200%에서 300%로 상향할 것을 요구했다. 홈플러스는 아직 협상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원래 작년 하반기에 교섭을 하려다 홈플러스가 통합법인을 출범하기로 하면서 중단됐다”면서 “지난해 정규직으로 전환됐지만 실질적 처우가 개선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선 요구치를 반영해달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측이 임금 인상 등에 대해 제안을 하지 않고 있어 협상이 장기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가 임단협에서 노조와 줄다리기도 못한 것은 양 측의 입장차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최근 경영환경상 인건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데 노조는 20%에 가까운 인상률을 원한다고 못 박아서다.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은 2016년 3091억원에서 2017년 2384억원, 2018년 1510억원으로 줄었다. 업계는 홈플러스가 지난해도 역신장을 면치 못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이커머스 등과의 경쟁심화로 어닝쇼크를 기록했을 정도로 대형마트 업황이 부진한 까닭이다.


인건비 상승이 실적부진의 일부 요인이었다는 점도 노조 요구를 마냥 들어줄 수 없다는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홈플러스가 ▲급여 및 수당 ▲상여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등 인건비 관련 등으로 지출한 비용은 2017년 3754억원에서 2018년 4091억원으로 9%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조6623억원에서 6조4101억원으로 3.8% 감소했다. 고정비 확대가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2월 결산법인이기 때문에 조만간 연간 실적을 발표할 텐데 타 사에 비해 좋을 여지가 별로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너무 높은 급여 인상을 요구하다 보니 현재로서는 임금 수용안을 밝히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노조는 인상률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절대수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최근 시국에 급여 18.5% 인상이 과도하게 보일 수 있겠으나 현장 직원들은 최저시급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고 요구안대로 임금이 올라도 209만원 수준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온전한 정규직 신분이 된 만큼 그에 맞는 처우를 해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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