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 USA 대변신
배터리 소재 생산 검토
①사업 다각화, '美 배터리 드림' 두 토끼 몰이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3일 17시 1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왼쪽)가 직원들과 함께 지난 17일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현장을 살피고 있다. (제공=롯데케미칼)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롯데케미칼이 미국 법인(LC USA)의 일부 생산시설을 배터리 소재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본업인 석유화학 불황을 타개할 돌파구를 찾는 동시에 미국 내 배터리 소재 허브까지 구축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LC USA의 생산 설비 일부를 전기차용 배터리 전해액으로 사용되는 유기용매 전용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 중이다.


앞서 롯데케미칼은 2021년부터 대산공장 내 유기용매 4종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총 3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2021년부터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연간 고순도 에틸렌카보네이트(EC) 3만8000톤, 고순도 디메틸카보네이트(DMC) 7만톤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난해 확보했고, 올해까지 고순도 에틸메틸카보네이트(EMC) 5만~6만4000톤, 고순도 디에틸카보네이트(DEC) 4000~2만톤 생산 능력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중 LC USA처럼 에틸렌글리콜(EG)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에틸렌글리콜(EG) 전단계 물질인 에틸렌옥시드(EO)를 생산하는 일부 시설도 유기용매용으로 전환한다. 해당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LC USA의 일부 생산설비도 유기용매 전용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LC USA가 체결한 2016년부터 10년에 걸쳐 에탄 공급을 보장 받는 내용의 장기 원료 공급 계약이 오는 2026년 만료될 예정인 점도 설득력을 더하는 요소다.


LC USA의 유기용매 생산이 검토되고 있는 이유는 적자의 고리를 끊어낼 새로운 캐시카우가 필요해서다. 이 회사는 에탄분해시설(ECC)과 EG 공장을 본격 가동한 지 5년이 넘었지만 2021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적자를 거듭 중이다. 저가의 셰일 가스 기반이라 고유가 환경에서도 가격경쟁력이 보장된다는 장점에 착안, 총 4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과 중국발 공급 과잉 이중고로 현재 '한계사업'으로 지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쟁 등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이슈까지 잇따르면서, 롯데케미칼의 투자금 회수는커녕 의미 있는 수준의 수익성 개선도 힘들어 보인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반면 전기차 시장은 최근 캐즘(일시적 수요 침체)에 들어서긴 했어도 여전히 각광 받는 유망 신산업이다. 특히 미국은 세계 3대 전기차 시장 중 성장세가 가장 가파른 지역인 데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을 통해 현지 생산을 독려하고 있어 완성차부터 배터리사까지 미국산 부품, 소재 조달에 바쁜 실정이다. 롯데케미칼의 입장에서는 별도의 전해액 공장을 짓는 것보다 시간적, 비용적 부담도 훨씬 적다.


LC USA가 전해액을 생산하게 되면 미국에 진출한 관계사들과 시너지를 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미국 배터리 소재 시장 선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022년 7월 배터리 소재 제조 자회사(지분율 100%)인 롯데배터리머티리얼즈USA를 설립했고, 이달 초에는 관계사인 롯데알미늄과 현지 합작사(JV) 롯데알미늄머티리얼즈USA를 신설했다. 특히 롯데배터리머티리얼즈에는 지난해 적자 상황에서도 무려 일곱 차례 출자했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은 "LC USA 생산 라인 전환을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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