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회사에 발목 잡힌 현대케미칼
매출액 28%·영업이익 99.5%↓…유가 상승으로 실적 개선 전망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8일 19시 2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HD현대케미칼의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판매처인 모회사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의 매출 역시 부진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분기에 정제마진이 반등한 만큼 올해부터는 실적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 중이다.


HD현대케미칼은 HD현대오일뱅크와 롯데케미칼이 60 대 40의 지분으로 출자한 회사다. 주요 판매처는 두 모회사며 HD현대오일뱅크에 정유 제품인 ▲항공유 ▲유틸리티 ▲프로필렌 등을, 롯데케미칼에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을 판매해 실적을 올리고 있다.


결국 HD현대케미칼의 실적은 모회사에 달려 있는 셈인데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정유·석유화학 시장의 불황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HD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매출은 28조1078억원으로 전년 대비 19.6% 감소했고, 롯데케미칼 역시 19조9463억원으로 같은 기간 10.5% 줄어들었다. 이런 까닭에 지난해 두 회사가 HD현대케미칼에 기여하는 매출이 전년 대비 29.3%(7조3516억원→5조1940억원) 감소했다.


이에 HD현대케미칼의 지난해 매출은 5조7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9%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6억원으로 같은 기간 99.5% 줄어들었고, 당기순이익은 적자 전환됐다.


먼저 정유 시장의 부진은 정제마진의 하락과 무관하지 않다.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지난해 4월에는 정제마진이 2달러까지 떨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가격 등 비용을 제외한 것으로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석유화학 시장의 불황은 중국의 공급 물량으로 인해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의 공격적인 증설로 공급이 늘어난 영향으로 판매가격이 하락해 석유화학 기업들이 부진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HD현대케미칼의 현금창출력도 악화됐다. 현금창출력을 판단하는 대표 지표인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은 지난해 232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6.6% 줄어들었다. 현금성 자산 또한 231억원으로 같은 기간 32.5% 감소했다.


다만 HD현대케미칼은 현금흐름 방어에는 성공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022년 1673억원에서 지난해 1561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이는 인위적인 조정을 통해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을 전년 대비 19.4%(7840억원→6318억원) 줄인 까닭이다. 구체적으로 매출채권, 재고자산을 각각 같은 기간 6.8%(4645억원→4327억원),  8.9%(6237억원→5681억원) 감소시켰고, 매입채무를 동 기간 21.3%(3042억원→3690억원) 늘렸다.


시장에서는 올해는 실적 반등이 이루어질 것이라 전망 중이다. 올해 들어서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웃도는 6달러 대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정제마진이 2022년 정점을 기록한 이후 다소 하락 추세로 보인다"면서도 "2024년에는 평균 수준 대비 높은 정제마진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 공장 증설의 감소로 석유화학 시장도 공급 과잉 현상이 완화돼 실적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겠냐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정제 마진이 회복된다면 본격적인 영업이익 창출이 이루어질 것이라 예상한다"며 "올해부터 중국 시장의 신·증설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수요, 공급 밸런스가 다시 안정화되는 향후 1~2년 정도를 회복 시기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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