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원생명과학, '황금낙하산' 폐지에도 날선 비판
19년째 적자 지속…박영근 대표·조병문 전무 작년에만 총 35억 보수 수령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7일 17시 5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영근 진원생명과학 대표(제공=진원생명과학 홈페이지 갈무리)


[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진원생명과학이 '황금낙하산 조항' 폐지에 나섰지만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사 보수한도가 높게 설정돼 있는데다 지난해에만 이사진 보수총액이 35억원에 달하는 등 배부른 경영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19년째 적자인데도 고액 보수를 받아가는 경영진을 향해 시장도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28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황금낙하산 조항' 철폐 등이 담긴 정관 변경 안건을 표결 처리할 예정이다. 황금낙하산 조항이란 적대적 인수합병이 발생하면 인수자가 회사의 경영진에게 거액의 퇴직위로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기존 경영진의 경영권을 방어하는 역할을 한다. 진원생명과학의 정관에도 대표가 사임하면 퇴직금 외에 보상액으로 100억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사는 60억원, 감사는 30억원을 각각 지급 받는다. 


이같은 과도한 보수를 명시한 황금 낙하산 조항에 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진원생명과학도 한 발 물러나 이를 철폐하기로 결정했다. 주주들은 황금낙하산 조항을 '악법'으로 규정하고 정관 변경 안건 상정을 요구해왔다. 이에 회사 측도 주주들의 의견에 동의하며 이번 주주총회 안건에서 폐지를 다룰 예정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여전히 경영진의 특권 내려놓기가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속적인 적자 속에서도 경영진 보수가 과하게 책정되어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진원생명과학의 이사보수 한도는 500억원으로 상당히 높게 설정돼 있다. 이번 주총에서도 황금낙하산조항은 폐지하지만 이사보수 한도는 조정하지 않는다. 정관 변경을 통해 이사의 보수와 퇴직과 관련한 집행을 이사회 의장에서 보수위원회에 일임하기로 했지만 보수 한도를 낮추는 것과 관련해서는 언급이 없다. 보수위원회도 아직 꾸려지지 않은 상태다. 


작년의 경우 진원생명과학의 박영근 대표와 조병문 전무는 각각 28억원과 7억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특히 박 대표의 보수는 2019년 18억원 남짓이었지만 2020년 41억원으로 2배 넘게 뛴 이후 2021년에는 68억원까지 늘어났다. 2022년 56억원으로 줄어든 이후 지난해 28억원까지 줄었지만 경영실적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편에 속한다.  


진원생명과학은 2005년 이후 19년 동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매출액 402억원과 영업손실 48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외형과 이익 모두 뒷걸음질쳤다.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면서 작년 결손금도 2162억원까지 불어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감사보고서에서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도 지적 받았다. 진원생명과학은 2023 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의견 '적정'을 받았으나 재무제표와 관련해 계속기업 존속 불확실성이 기재됐다. 삼일회계법인은 "영업손실 484억원과 당기순손실이 777억원이 발생했으며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 217억원으로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주들의 불만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매년 수백억원을 유상증자로 조달하면서 주주가치를 희석시키고 있는 부분도 지적되고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이달에도 운영자금 등 36억원을 조달하고자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지난 21일 공시했다. 


진원생명과학 측은 시장에서 제기된 비판에 대해 "이사 보수한도는 한도일 뿐이며 보수위원회도 구성 중에 있다"며 "이사회 의장인 대표이사가 보수를 결정하는 것이 문제지만 보수위원회에 권한을 일임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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