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저축銀, 부동산 대출연체 비상…자금 수혈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율 20% 웃돌아…유상증자 통해 유동성 개선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8일 16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HB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의 자산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새 연체액이 대폭 늘며 평균 연체율이 20%를 넘어섰다.


HB저축은행은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하는 등 건전성 제고 및 유동성 확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적자가 이어지고 재무 건전성 우려가 계속되면서 내부 자금 부족에 대비하기 위한 자금 조달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 부동산 시장 부진에 관련 대출 건전성 줄줄이 악화


18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HB저축은행의 지난 6월 말 기준 부동산PF, 건설업, 부동산업 대출의 연체율은 각각 7.94%, 20.00%, 29.19%를 기록했다. 평균 연체율은 21.74%에 달한다. 전년 동기 해당 대출 항목의 연체율은 각각 0.94%, 0.00%, 0.00%로 매우 안정적이었다. 평균 연체율도 0.28%에 불과했다.



HB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은 1년 새 연체액이 크게 증가하며 건전성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화 긴축으로 인한 금리 상승과 부동산시장 부진은 2020년 이후 부동산 관련 대출 중심으로 자산을 확대한 저축은행 업계에 쉽지 않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부동산 관련 대출 잔액 합계는 2539억원으로 전년 동기 2457억원 대비 3.3%(82억원) 증가에 그쳤지만, 같은 기간 연체액은 552억원으로 전년 7억원 대비 무려 7785.7%(545억원)나 늘었다.


항목별 대출 연체액을 살펴보면 ▲부동산업 425억원 ▲건설업 68억원 ▲부동산PF 59억원 순으로 많았다. 해당 대출 연체율은 ▲부동산업 29.19% ▲건설업 20.00% ▲부동산PF 7.94% 순으로 높았다.


◆ 상반기 302억 순손실…수익성‧건전성 동반 하락


올 들어 저축은행 업계는 예금은행 등 타금융권 대비 취약한 여‧수신기반으로 인해 이자이익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 반면 연체율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상승, 대손비용이 확대되며 수익성이 동반 하락하는 추세다.



올해 HB저축은행은 상반기에만 30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상반기 말 순자산이익률(ROA)도 지난해 1.24%에서 -2.14%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같은 기간 총자산경비율은 0.86%로 전년 동기 0.93% 대비 0.07%p(포인트) 하락했다. 총자산경비율은 총자산에서 총경비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총자산경비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저축은행이 그만큼 영업 외 비용을 줄이면서 긴축 경영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전체 여신에 대한 연체율도 전년 2.92% 대비 14%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부실채권 현황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4.04%로 전년 동기 3.64% 대비 무려 10.40%포인트나 치솟았다.


◆ 금융당국, 저축銀 자본확충 유도…자본적정성‧유동성 개선 '긍정적'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이 동반 하락하면서 저축은행 업계는 위험자산 축소와 자본확충을 통해 리스크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자산건전성 저하에 대비해 감독규정인 BIS자기자본비율 7%(총자산 1조원 이상 기업은 8%) 이상 보다 강화된 가이드라인(BIS자기자본비율 11% 이상)을 바탕으로 저축은행의 자본확충을 유도하고 있다.



HB저축은행 역시 이달 초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207억원(206억7302만8335원)가량의 신주(172만9237주)를 발행해 자금 조달에 나섰다. 앞서 HB저축은행은 지난해 2월과 2021년 10월에도 각각 220억원과 400억원씩의 제3자배정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한 바 있다.


HB저축은행의 자본확충 배경은 적자가 이어지고 재무 건전성 우려가 계속되면서 내부 자금 부족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른 효과는 긍정적이다. HB저축은행의 BIS자본비율은 지난해 13.11%에서 올해 13.90%로 0.79%포인트 상승했다. 유동성 비율 역시 250.58%에서 1225.80%로 대폭 개선됐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계의 유동성 지표 개선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시행에 따른 하반기 예금이탈 가능성과 수신경쟁 대비 차원에서 2분기 신규 예금 유치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상반기 순손실 추세에도 전체 저축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은 작년 말 대비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부동산 시장의 부진 등으로 대출자산에 대한 잠재부실 우려가 여전히 높고 그에 따른 대손비용 부담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의미 있는 부동산가격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한 저축은행의 부실위험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향후 금리와 부동산가격 회복에 따른 자산건전성 추이를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